제 목 : 세상에 이런 일이.... | 조회수 : 1161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9-02-02 |
‘세상에 이런 일이’란 TV프로를 다 봤다. 물론 처음부터 본 건 아니고 마지막 내용만 우연히 봤다. 얘기인 즉, 50년 넘게 생사도 모른 채 서로 떨어져 지낸 쌍둥이 자매 언니 은화씨와 동생 은숙씨가 하나는 경주, 하나는 대구에서 살아왔었는데, 정말이지 극적인 기회로 그 두사람이 다시 56년 만에 만나게 되었다는 사연이다.
그러니까 2년 전 어느 봄날, 동생 은숙씨가 병원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느 환자가 자기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혹시 경주에 안 사느냐”고 묻자 “난 대구에 산다” 그랬더니, “너무나 똑같이 생긴 경주에 사는 분을 알고 있어 신기해서 묻는다”는 말을 듣는다.
이에 은숙씨는 순간 언젠가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었던 헤어진 쌍둥이 언니를 떠올린다. 그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화번호를 물어 저장한다. 그랬더니 세상에 그 카톡 프로필 사진에 자기랑 너무나 똑같이 생긴 사람 얼굴이 뜨는 게 아닌가! 그래서 그 소스라치는 놀라움으로 곧 연락을 취해 다시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연락을 받은 언니는 정작 머뭇거린다. 그래서 유전자 검사도 해보자 제안한다. 그렇게 했음에도 결국 한 자매임이 판명되자, 언니는 그간의 서러움을 털어놓는다.
돌이 갓 지난 때, 먹고 살 일 막막하다며 부모가 자기를 부잣집이라고 입양 보낸 건 이해하지만, 실상 자기 삶은 넉넉하지도 행복하지도 못했다는 것. 양부모는 중학교도 안보내주고 소풀 뜯는 일만 시켜 오히려 고생만 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얼른 시집이라도 가서 안정된 삶을 살려고 스무 살 이른 나이에 결혼도 했지만 이번엔 폭력 남편까지 만나 더욱 고생만 하다가 결국 이혼하고서 여태까지 외롭게 살아왔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찾을 거면 좀 더 빨리 찾지 그랬냐"는 원망도 털어놓는다. 물론 이는 이제라도 찾아주어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는 표현이다.
이에 동생도 “난 그것도 모르고 언니가 부잣집에 갔다는 것만 알고 있어 찾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 할까봐 그랬다”며 서로의 지난 세월 상처를 부둥켜안는다. 그리고는 돌아가신 어머니 유골 뿌린 장소도 찾아 “엄마~”를 외치며, 그간의 서러움도 눈물로 씻는다. 더불어 위로 언니 둘, 아래로 남동생과 함께 가족사진도 찍으며 마침내 5남매로서의 완전체도 확인한다.
그렇게 상처를 떨어낸 쌍둥이 자매. 시간을 함께 하면 할수록 그들은 영락없는 쌍둥이임을 확인해간다. 생김새부터 어찌나 똑같은지 동생 은숙씨 남편이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처형님께 드린다는 게 자기 부인에게 주었을 정도란다. 게다가 걸음걸이와 말투, 옷이나 신발을 고르는 취향까지도 다 똑같더란다. 완전히 서로 다른 삶을 50년 넘게 살아왔지만, 결국은 한 배에서 태어난 쌍둥이임은 부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걸 느끼게 한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역시 가족은 서로 당기는 힘이 강렬하다는 것. 같은 씨, 같은 배에서 났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 우리 가족도 이번에 그랬다. 큰 딸이 겨울방학 차 다녀간 지난 6주, 우리 가족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특히 언니 동생이 매일 엉겨 붙어 서로 부둥켜안고 지내는 모습은 완전히 접착제 본드 같았다. 그래서인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언니 떠난 자리의 허전함은 동생에겐 고스란히 외로움이 되었다. 하필 설 명절 앞두고 먹을 것도 많은 이 때 가버린 큰 딸이 그래서 더 측은할 뿐이다.
또 가족은 닮음도 당연하단 생각이 든다. 한 피 받아 한 몸 이룬 공동체이니 아무래도 그러하리. 같이 먹고, 같이 웃고, 같이 울었을테니 마땅히 그러하다. 큰 딸 때문에 짧은 여행을 하며 가족사진 찍은 걸 보고 있으려니 우리 가족 또한 그래 보인다. 외모부터 분위기까지 어쩔 수 없이 닮았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떨까? 교회 역시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을 한 아버지로 둔 자녀들, 예수 피 받아 성령으로 한 몸 이룬 교회라면, 서로 당겨주고, 서로 지지해줌은 지극히 마땅하다. 또한 닮아야 한다. 하나님 형상과 모양을 따라 함께 지음 받은 자들이라면 마땅히 하나님도 닮고, 서로도 닮아야 한다. 같은 마음, 같은 생각, 같은 뜻, 같은 말을 쓰는 것은 그래서 더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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