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주행거리 20만 | 조회수 : 1427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9-06-06 |
지난 월요일 아침, 서울 극동방송 직원 채플 설교를 하고 돌아오는 중, 문득 운전대 뒤 자동차 주행거리 계기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숫자도 정확히 199,999km. 그래서 기념이다 싶어 얼른 휴대폰을 꺼내 찍었는데, 곧 계기판은 200,000km로 넘어갔다.
신기한 그 숫자를 확인하고 오산으로 내려오는데, 새삼 지난 10년이 스쳤다. 이 차를 몰고 東으로, 西로, 南으로, 北으로 다녔던 수많은 도시와 마을들이 떠올랐고, 더불어 10년간 20만km에 이르도록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할 수 있었음이 너무 감사했다. 심지어 내 차와 부딪히지 않고 잘 피해 다녀 준 전국의 모든 차량들에게까지도 감사했다.
그렇게 오산에 돌아와서 보니 벌써 계기판은 20만하고도 50km를 더 넘고 있었다. 하나님과 교회에 또 한 번 감사했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도 스쳤다. 지금까지 지키신 은혜는 말할 것도 없이 감사한데, 그 차로 다닌 거리만큼 난 얼마나 가치 있는 일도 하며 다녔는가?
어느 기록에 보니 예수님이 공생애 3년 동안 다니신 거리까지 누가 계산해두었더라. 그 거리는 어림잡아 5,029km. 만약 그 계산이 신빙성 있다면, 1년에는 1,676km를 다니신 셈이고, 매주는 32km, 매일은 4.6km를 다니신 셈이다. 성인의 보폭을 80cm정도로 잡는다면 매일 6,625보를 걸으신 셈이다.
그러니 나는 10년 동안 200,000km, 예수님은 3년 동안 5,000km. 내가 예수님보다 10배도 넘게 쏘다닌 셈이다. 하지만 나와 예수님의 영향력은 너무도 다르니 이를 어쩌면 좋으랴. 예수님은 그 3년의 5,000km로 인류를 구원하셨는데, 나는 대체 뭘했단 말인가? 갑자기 주행거리 20만킬로 앞에서 감사를 너머 부끄러움도 더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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