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단.반.지. | 조회수 : 1142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9-06-27 |
이 말은 ‘단순’, ‘반복’, ‘지속’의 첫 글자이다. 세상에 그 어떤 일이든 단순하게 반복하고 지속하면 큰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뜻. 물이 바위를 뚫는 것도 물의 힘이 아닌 물의 잦음이라는 말. 그도 그럴 것이 어릴 때 철사를 맨손으로 부러뜨려본 적이 있는데, 이 역시 양방향으로 구부렸다 폈다를 단순하게 반복하고 지속했더니 정말 그리되었다. 그러니 그건 내 힘이 아닌 순전히 ‘단반지’의 힘이었다. 건강 때문에 시작한 계단오르기 역시 그냥 단순하게 반복하고 지속했더니 확실히 다리에 힘도 붙고, 몸도 가벼워지고, 폐활량도 늘어나고 좋더라. 그러니 금반지, 은반지, 다이아반지보다 ‘단반지’가 어쩌면 우리 인생에 더 소중한 보석일 수도 있다.
우리교회의 ‘153감사대행진’도 그러하다. 벌써 9년째 줄기차게 했더니, 어느덧 열매도 간증도 풍성하다. 제법 많은 교회들이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감사할 뿐이다.
사실 목회는 내게 하나님이 주신 비할 데 없는 영광이요 기쁨이지만, 말할 수 없는 고민의 연속이었다. 감사도 그러했다. 감사는 좋은 것이지만 해마다 ‘감사절기’를 보내야 하는 목회자로선 고민이 많았다. 보통 한국교회는 전반기에 맥추감사절, 후반기에 추수감사절을 지키는데, 어떻게 하면 이 두 감사절기를 일상의 감사로 훈련하는 기회로 만들까에 대한 고민.
그런 가운데 우리교회 ‘153감사대행진’은 탄생했다. 우연히 “FROM 맥추 TO 추수”의 153일의 기간을 알게 되었고, 그 기간에 베드로가 잡아 올린 153마리의 물고기처럼 매일매일 내 삶의 바다에 감춰진 감사의 물고기들을 건져 올려보면 어떨까? 그렇게 153일 동안 하루(1)에 다섯 가지(5) 감사를 세어보면(3)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그 다섯 가지 감사는 요한복음 21장의 베드로 이야기를 통해 발견했다. 첫째, 실패자인 베드로를 다시 찾아와주신 예수님을 통해, 오늘은 내게 주님이 어떻게 찾아와 만나주셨는가에 대한 감사. 둘째, 그날 빈 배를 가득 채워주신 예수님을 통해, 오늘 주님은 나의 무슨 결핍을 어떻게 채워주셨는가에 대한 감사. 셋째, 베드로의 그물이 찢어질 위기도 맞았지만 결국은 찢어지지 않게 해주신 예수님을 통해, 오늘 내 삶은 어떤 위험에서 보호받았는가에 대한 감사. 넷째, 예수님이 주신 세 번의 질문에도 여전히 똑같이 답했던 베드로를 통해, 나의 연약함도 알게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 다섯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베드로에게는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이 주어졌음을 통해, 오늘 내게도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에 대한 감사 등이다. 그러니 이는 얼마나 멋진 일일까?
그래서 교회도 다섯 가지를 준비했다. 첫째는 ‘감사일기장’. 이는 매일의 감사를 잊지 말고 기록해두자는 취지이다.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기록이 훨씬 나으니까. 이를 추수감사주일에 제출하면 교회는 기념선물도 준비해 드린다. 둘째는 ‘감사저금통’. 이는 감사가 생각날 때마다 매일 작은 표시라도 드리자는 취지이다. 물론 남는 동전을 그날그날 모으는 용도로 쓰실 수도 있다. 이를 모아 추수감사주일에 헌금해주시면,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전액 사용할 예정이다. 셋째는 ‘감사엽서’. 이는 성도들끼리 주고받는 소통의 도구인데, 언제든지 작은 엽서에 여러분의 감사를 담아 로비에 있는 우체통에 넣어주시면, 우체부가 직접 또는 여러분의 헌금 봉투꽂이함을 통해 전할 것이다. 넷째는 ‘감사팔찌’. 우리의 감사의 원천은 십자가이기에, 매일 그 사랑 생각하면서 감사를 떠올리도록 함이다. 다섯째, ‘감사영상’. 매주일예배때마다 한 주간 성도의 감사간증들을 모아 영상으로 제작하여 올림으로써 감사의 동력을 제공해드릴 것이다.
감사절은 ‘감’이나 먹고 ‘사’과나 먹는 날이 ‘절’대로 아니다. ‘감’격과 ‘사’랑이 ‘절’절히 넘쳐야 하는 날이다. 올해도 그런 감사절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런 감사대행진이 되었으면 좋겠다. 베드로가 경험한 153의 기적이 여러분 삶에도 날마다 넘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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