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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얼굴이 피곤해 보이세요” 조회수 : 321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9-12-28



두 주 전인가? 세교성전 예배가 끝나고 내려오는데, 한 분이 내 얼굴을 보더니 그러신다. “목사님,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이세요

한 분에게만 그런 얘길 들었다면 그냥 넘길 일이다만, 지난주 궐동성전 예배를 끝내고 내려오는데도 또 어느 권사님이 화면에 보이는 목사님 얼굴이 왜 안 좋아 보여요?” 그러신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화면 탓을 했다. ‘비싼 화면 설치해서 시원하고 밝은 화면 보는 건 좋지만, 화면빨 별로 안 좋은 나는 손해를 보는구나. 정말 누구 말처럼 화장도 좀 하고 그래야 하나?’

그렇게만 여기고 또 며칠을 지냈다. 하루는 시청에 행사가 있어 갔더니 관계자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그러더니 난데없이 그 양반까지 또 그런다. “목사님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 어디 아프세요?” 아이고 참 나, 다들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연거푸들 그러시니 나도 이제 그냥 신경 안 쓰고 넘길 일은 아닌 게 돼버렸다. 그래서 교회로 돌아와서는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내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기까지 했다. ‘정말로 그런가?’ 하면서.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약간 핼쑥해 보인다는 거 외엔 잘 모르겠다. 난 나를 정확히 보는 눈이 없다.

물론 생각해보면 이유가 없진 않다. 아무래도 연말연시라 목회적으로 신경 쓸 일이 많이 생겨서인 듯하다. 이래저래 결정할 일도 많고, 여기저기 생각지 못한 일들도 이어지다 보니 그런듯하다. 그래서 피곤해 보였나? 그렇다고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는 건 아닌데? 정말 어디 검사라도 해보나? 굳이 따지자면 최근 속이 좀 안 좋은 것 외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래서인지 몇 생각이 스친다. 무엇보다 그래도 웃어요캠페인을 나부터 잘 실천하지 못함이 송구하다. 말은 쉽고 캠페인은 쉽지만 실제로는 잘 안된다는 것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We don’t laugh because we’re happy, we’re happy because we laugh)는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말도 다시 새겨야겠다. 좋은 일이 있어야만 감사한 게 아니라 감사할 때 좋은 일도 생기고, 일이 잘 돼야만 평안한 게 아니라 평안하면 일도 잘 되어간다는 것도 다시 배워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죄송하다. 마음은 힘들어도 겉으론 내색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괜히 걱정할 더 많은 분들을 위해 안 그런 척 연기도 필요했는데, 그걸 잊은 것 같다. 부모 얼굴이 편해야 자식 마음도 편한데, 예배 인도하고 심방하는 사람 얼굴이 편해야 받는 사람도 은혜가 되는데, 이래저래 심려만 끼친 것 같다.

가끔 인터넷으로 다른 목사님들의 설교를 듣는 나도 그분들 얼굴부터 편해 보이니까 듣는 나도 좋더라. 그 모습이 은혜로우니 듣는 말씀도 은혜가 되더라.

~ 새해엔 기도 제목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주여, 제게도 주의 말씀을 대언하는 자로서 평안한 얼굴, 은혜로운 얼굴을 주소서. 평안한 마음, 은혜로운 마음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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