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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조회수 : 1277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20-02-21



신학교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썼던 한 후배에게서 지나는 길에 한 번 찾아뵈어도 되겠냐는 전화가 걸려온 건 벌써 15년 전 일이다. 내가 오산침례교회에 부임하고서 얼마 되지 않은 때니까 충분히 그쯤은 된 것 같다.

그래서 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데, 그 친구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 사역을 좀 하긴했지만 결국엔 사역자의 길을 떠났다고 했다. 그 말에, 사정이 있으려니 싶어 위로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해준 얘기. “형님, 제가 사역자에서 평신도로 돌아와 보니, 주일날 듣는 목사님 말씀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깨달았어요. 정말 하나님 말씀 같아요. 솔직히 사역자였을 땐 이렇게까지 간절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평신도가 되고 보니 너무 절실한 거예요. 거기서 얻는 위로, 소망, 지혜, 능력이 얼마나 큰지 몰라요. 그러니 형님 하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얘기를 남기고 그 후배는 떠났다. 그리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 하나님은 왜 그 친구를 나한테 보내셨을까? 어쩌면 새로운 곳에서 목회를 시작하는 나에게 하나님의 음성 들려주려 하셨던 건 아닐까?’ 했다.

그래서 그 후, 나는 그 친구를 통해 주신 음성을 지금도 새기고 있다. 매주 말씀의 주제를 정하고, 본문을 읽고, 내용을 채우고, 전하는 모든 과정에서. 심지어 예배 후 성도들과 한 분 한 분 인사하며 보내드릴 때에도.

그래서인지 고마운 일들이 참 많다. 그때그때 성도님들 얘기하실 때마다 적어두지 못한 게 아쉽다. 몇 년 전, 한 청년 자매가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직장을 잡았다고 감사해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목사님 설교하시는 중에 인생의 졸업식장에 설 때 천국으로 갈 곳이 정해져 있는 졸업생은 행복하다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때부터 기도했어요. ‘하나님, 저도 대학 졸업식장에 서기 전에 직장이 정해지게 해주세요그랬더니 정말 이루어주셨어요그 덕에 넥타이 하나 선물 받은 기억이 있다.

물론 그뿐만은 아니다. 연이은 구직활동에 번번이 실패하며 낙담도 되었지만 하나님은 더 좋은 ‘PLAN ‘B’,‘C’,‘D’...’를 갖고 계시다는 주일 말씀에 소망을 품었더니 정말 그렇게 되었다는 간증.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주일 말씀 듣고 과감히 계약을 했다는 분, 가게 메뉴에 대해 고민이 많았었는데 주일 말씀 듣고 단번에 메뉴를 정리하셨다는 분, 주일 장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주일 말씀 듣고 미련 없이 문을 닫았다는 분, 주일 행사가 많아서 예배에 빠질 일도 빈번해 고민이었는데 주일 말씀 통해 마음을 정하니 그 행사들을 아예 다른 날로 옮겨주셨다며 좋아라 하시는 분, 오랫동안 다녀온 직장에 대한 진로 고민으로 기도 중이었는데 주일 말씀 듣고는 과감히 그만두면서 대신 의미있는 인생 후반전을 더 일찍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는 분, 사별의 아픔으로 참 많이 힘들었었는데 주일 말씀 통해 하늘 소망 다시 붙들게 되어 마음에 안정이 생겼다는 분, 심지어 적절하지 않은 남녀관계로 늘 양심에 찔렸었는데 주일 말씀 듣고 바로 청산해버렸다는 분까지... 정말 그 간증들의 수를 헤아리지 못하겠다.

하여 그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모두가 하나님 말씀을 사람의 말로 받지 않음일 터. 그렇다. 바울이 3주만 머물렀던 데살로니가교회가 그렇게 믿음의 역사가 넘쳤던 이유도 사실은 이것 아닌가? “너희가 우리에게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가운데에서 역사하느니라”(살전 2:13) 정말이지 말씀이 능력이며, 지혜이고, 위로이며, 소망인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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