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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교회창립 58주년 에피소드 조회수 : 855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20-10-09













파란 하늘 캔버스에 하얀 물감의 구름 그림이 유난히도 아름다웠던 지난 주일은 따사로운 태양 빛에 서늘한 바람까지 더해져, 무슨 일이 없더라도 괜히 기분 좋은 가을날이었다.

그런데 이에 더해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오산침례교회 성도들에게서는 더 큰 행복감이 묻어나보였다. 뭔 일인가 봤더니, 그날이 그 교회 생일이었단다.

미리 받은 50명 현장 예배 참여 신청에는 웬만한 아파트 청약 경쟁보다 치열했고, 그 경쟁에 당당히 당첨(?)되어 나온 이들은 그 표정부터가 밝았다. 감격의 눈물마저 글썽했다.

아무튼 그렇게 그날 그 교회 생일잔치는 지나간 목회자들과 해외 거주 성도들의 축하 찬양과 축하 케잌을 홀로 들고 선 담임목사의 인도로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교회 생일 축하합니다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진행되었는데, 그런 조촐함으로 모든 것은 끝나나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것은 그날 그들이 맛본 행복의 일부였을 뿐. 그들의 나중 감격은 처음 감격보다 몇 배나 더 컸다. 교회에서는 참여한 성도들을 위해 추석 송편셋트와 예쁜 말씀 액자를 준비하여 한분 한분 얼굴도 뵙고 인사도 나누며 목회자들이 기도도 해드리며 드렸는데,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가 절로 떠오르더라.

그뿐인가? 그날 오전 예배에 오지 못하신 분들은 온라인예배 후 오후에 다들 몰려오셨다. 이에 교회는 특별한 날이니만큼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으로라도 오셔서 얼굴 좀 뵙자고 진작부터 안내해왔음이다.

물론 얼마나 오실까걱정도 있었으나 완전한 기우(杞憂)였다. 오후 130분부터 시작된 성도들의 발걸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에 목회자들은 찾아온 성도들과 아이들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열렬히 환영했고, 그 환영에 성도들은 미소와 눈물로 그간의 그리움을 달랬다.

어떤 가정은 교회를 한 번도 나오지 않던 아빠가 가족들 성화에 못 이겨 운전을 핑계로 오셨다가 난생 처음 기도라는 것도 얼떨결에 받으셨다. 어떤 성도는 그 기도가 너무 좋아 차 안에서까지 무릎을 꿇으셨단다. 어떤 권사님은 그동안 교회는 못 오셨어도 열심히 나름 신앙생활 했노라며 빽빽이 적어놓은 ‘153감사일기책도 가져와 보이셨고, 어떤 아이는 교회창립 58주년 축하 그림까지도 그려와 건넸다. 어떤 성도는 교회 생일 축하 케잌을 또 사 들고 오셨고, 목회자들 수고한다며 음료수 놓고 가신 이는 여럿이셨다.

가까운 이들은 걸어서 오시고, 자전거로도 오시고, 노인용 보행기에 의지해서도 오시고, 강아지도 데리고, 앵무새도 데리고 오셨다. 대부분 가정의 아이들은 그동안 너무 훌쩍 커버렸음도 볼 수 있었고, 어떤 가정에는 그동안 새로 태어난 아기도 처음 보았다. 또 어떤 분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전도가 필요한 자녀도 동반해 오셨고, 병원에 입원해 계셔서 오지 못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온 자녀도 있었다. 모두들 그날의 경험에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른다.

듣자 하니 어떤 아이는 점심을 먹자마자 엄마 아빠에게 교회 가자고 조르며 신발부터 신고 현관에서 기다렸다더라. 어떤 아이는 교회 가까이에 오자 멀리서부터 전도사님~”을 힘껏 부르며 뛰어와 품에 안겼다더라. 그러니 그 아이들을 위해 준비하여 건네준 도너츠는 그 무엇보다 달콤했으리. 그러다 보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지 못한 아이들은 너무나 속상해서 눈물 펑펑 쏟았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그날 목회자들은 얼마나 목도 쉬고 다리도 후들거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목회자 됨을 느낀 하루였다더라. 성도들을 만나는 반가움이 그 힘듦도 덮어 버렸다더라.

아무튼, 이를 돕기 위해 그날 주차 안내로 수고한 분들, 목회자와 함께 성도들 맞이해 준 대목자장 그리고 맛있는 송편 정성껏 빚어 섬겨주시고, 몇날 며칠 팔목 통증 참아가며 말씀 액자 쓰느라 고생한 집사님들께는 무어라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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