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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영상  Weekly Sermon

담임목사 칼럼  Pastor Column

오늘도 하수구에 걸린 한 움큼 머리카락을 걷어낸다
어느 날 샤워를 하는데 바닥에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 급기야 하수구 망을 들어내고 못 쓰는 칫솔로 구멍 한 번 휘저어, 한 움큼의 머리카락을 걷어 올리고서야 뚫린다. 물론 이런 일은 이번만이 아니다. 이렇게 머리카락뭉치 걷어내는 주기 또한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 아마도 이런 일은 여느 집이나 비슷할 테지만, 아무튼 이렇게 나도 나이 들어가고 있음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그러고 보니 새벽에 비몽사몽간 일어나 면도기에 치약을 짜려했던 일은 벌써 몇 년 전이다. 퇴근하면서 주차를 지하 1층에 했는지 2층에 했는지 다음날 아침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아 지하 2층에 갔다가 다시 지하 1층으로 올라오는 일, 지하 1층으로 갔다가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일은 흔한 일상이다. 그런가 하면 휴대폰을 사택에 둔 채 가다가 나중에 생각이 나서 다시 집으로 차를 돌렸던 일, 반대로 휴대폰을 차 안에 둔 채 집으로 올라갔다가 나중에 생각이 나서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 가져갔던 일등은 이제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요즘은 거기에 추가하여 매일 하루에 한 번 먹는 약마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헷갈리고, 너무나 익숙한 성도의 얼굴을 면전에서 보고서도 이름이 생각나질 않아 속으로 당황하는 일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 세교성전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목사님은 염색 안하세요?”라고 묻는 성도도 언제부터인가 한둘씩 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정말 사소한 일에도 섭섭한 마음이 일고 있다. 전에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 기분 좋게 쿨하게 넘겼던 일.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그것들이 마음에 탁탁 걸리니 어쩌면 좋으랴. 그래도 성경말씀만은 아직 초롱초롱하고, 하나님께는 섭섭한 게 없으니 그건 감사할 일이다. 물론 이런 얘기를 주보에까지 쓰고 있는 나를, 우리 성도님들은 어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벌써 그 과정을 이미 거쳐 오신 분들은 “이미 난 옛날부터 그랬소. 뭘 이제 그러시오? 그 정도 갖고 뭘 그러시오? 난 더 심한데...”하실 분도 분명 계실 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백을 여기에까지 늘어놓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그런 분들이 내 가족 중에도, 내 주변에도 있으니 그들을 잘 이해해드리자는 취지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생각이 많아지고, 몸이 느려진다는 거다. 그러다보면 잘 까먹고 잘 놓치는 일은 자연스레 늘어난다. 오래된 기억은 선명한데 방금 일은 기억 안 난다. 익숙한 이름마저도 생각나질 않는다. 그러므로 이건 그들 잘못이 아니다.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해해드려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옆에서 챙겨드리고 도와드려야 할 몫이다. 그러니 젊은이들이여. 어른들한테 너무 다그치지 말아라. 강물은 최선을 다해 흐르고 있으니 더 빨리 흐르라고 재촉도 말아라. 개울물 시냇물이야 빠르게 흐를 수밖에 없다지만, 바다를 향하는 강물이 유속 느린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또 하나, 이런 변화들을 겪다보니 내가 좀 겸손해지는 것 같다. 나 역시도 빠르고 명석하고 기민할 때에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려운 것도, 거칠 것도 없었다. 뛰어다니면 되고, 밤새면 되고, 노력하면 다 되었다. 도전 못할게 없었다. 그래서 솔직히 겸손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좀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가끔 한계에도 직면하니 겸손이 몸에 배어간다. 더 하나님을 붙들게 되고, 더 타인을 귀히 여기게 된다. 그래서 고맙다. 그래서 은혜다. 이렇게 오늘도 하수구에 걸린 한 움큼 머리카락을 걷어내면서 주님이 그동안 내게 주셨던 것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이제 하나씩 가져가실 것에 대한 ‘내려놓음’이 나를 더 깊은 은혜의 바다로 헤엄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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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반.지. 
이 말은 ‘단순’, ‘반복’, ‘지속’의 첫 글자이다. 세상에 그 어떤 일이든 단순하게 반복하고 지속하면 큰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뜻. 물이 바위를 뚫는 것도 물의 힘이 아닌 물의 잦음이라는 말. 그도 그럴 것이 어릴 때 철사를 맨손으로 부러뜨려본 적이 있는데, 이 역시 양방향으로 구부렸다 폈다를 단순하게 반복하고 지속했더니 정말 그리되었다. 그러니 그건 내 힘이 아닌 순전히 ‘단반지’의 힘이었다. 건강 때문에 시작한 계단오르기 역시 그냥 단순하게 반복하고 지속했더니 확실히 다리에 힘도 붙고, 몸도 가벼워지고, 폐활량도 늘어나고 좋더라. 그러니 금반지, 은반지, 다이아반지보다 ‘단반지’가 어쩌면 우리 인생에 더 소중한 보석일 수도 있다. 우리교회의 ‘153감사대행진’도 그러하다. 벌써 9년째 줄기차게 했더니, 어느덧 열매도 간증도 풍성하다. 제법 많은 교회들이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감사할 뿐이다. 사실 목회는 내게 하나님이 주신 비할 데 없는 영광이요 기쁨이지만, 말할 수 없는 고민의 연속이었다. 감사도 그러했다. 감사는 좋은 것이지만 해마다 ‘감사절기’를 보내야 하는 목회자로선 고민이 많았다. 보통 한국교회는 전반기에 맥추감사절, 후반기에 추수감사절을 지키는데, 어떻게 하면 이 두 감사절기를 일상의 감사로 훈련하는 기회로 만들까에 대한 고민. 그런 가운데 우리교회 ‘153감사대행진’은 탄생했다. 우연히 “FROM 맥추 TO 추수”의 153일의 기간을 알게 되었고, 그 기간에 베드로가 잡아 올린 153마리의 물고기처럼 매일매일 내 삶의 바다에 감춰진 감사의 물고기들을 건져 올려보면 어떨까? 그렇게 153일 동안 하루(1)에 다섯 가지(5) 감사를 세어보면(3)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그 다섯 가지 감사는 요한복음 21장의 베드로 이야기를 통해 발견했다. 첫째, 실패자인 베드로를 다시 찾아와주신 예수님을 통해, 오늘은 내게 주님이 어떻게 찾아와 만나주셨는가에 대한 감사. 둘째, 그날 빈 배를 가득 채워주신 예수님을 통해, 오늘 주님은 나의 무슨 결핍을 어떻게 채워주셨는가에 대한 감사. 셋째, 베드로의 그물이 찢어질 위기도 맞았지만 결국은 찢어지지 않게 해주신 예수님을 통해, 오늘 내 삶은 어떤 위험에서 보호받았는가에 대한 감사. 넷째, 예수님이 주신 세 번의 질문에도 여전히 똑같이 답했던 베드로를 통해, 나의 연약함도 알게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 다섯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베드로에게는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이 주어졌음을 통해, 오늘 내게도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에 대한 감사 등이다. 그러니 이는 얼마나 멋진 일일까? 그래서 교회도 다섯 가지를 준비했다. 첫째는 ‘감사일기장’. 이는 매일의 감사를 잊지 말고 기록해두자는 취지이다.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기록이 훨씬 나으니까. 이를 추수감사주일에 제출하면 교회는 기념선물도 준비해 드린다. 둘째는 ‘감사저금통’. 이는 감사가 생각날 때마다 매일 작은 표시라도 드리자는 취지이다. 물론 남는 동전을 그날그날 모으는 용도로 쓰실 수도 있다. 이를 모아 추수감사주일에 헌금해주시면,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전액 사용할 예정이다. 셋째는 ‘감사엽서’. 이는 성도들끼리 주고받는 소통의 도구인데, 언제든지 작은 엽서에 여러분의 감사를 담아 로비에 있는 우체통에 넣어주시면, 우체부가 직접 또는 여러분의 헌금 봉투꽂이함을 통해 전할 것이다. 넷째는 ‘감사팔찌’. 우리의 감사의 원천은 십자가이기에, 매일 그 사랑 생각하면서 감사를 떠올리도록 함이다. 다섯째, ‘감사영상’. 매주일예배때마다 한 주간 성도의 감사간증들을 모아 영상으로 제작하여 올림으로써 감사의 동력을 제공해드릴 것이다. 감사절은 ‘감’이나 먹고 ‘사’과나 먹는 날이 ‘절’대로 아니다. ‘감’격과 ‘사’랑이 ‘절’절히 넘쳐야 하는 날이다. 올해도 그런 감사절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런 감사대행진이 되었으면 좋겠다. 베드로가 경험한 153의 기적이 여러분 삶에도 날마다 넘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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