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지난주간 몇 단상(斷想) | 조회수 : 1087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6-02-19 |
1. 情) 오리온초코파이 정(
이따금 장거리 운전할 일이 생기면 사탕 하나도 아쉬울 때가 있다. 특히 졸음이 오거나 할 때면 사탕 하나는 엄청 유용하다. 그래서 아내는 늘 차안에 마실 물이나 심심풀이로 먹을 몇 가지라도 챙겨두는 편이다.
지난 월요일, 세미나 참석차 지방에 다녀올 일이 있어 사택을 나선 시간은 낮 12시가 다 된 시간. 오후 2시까지는 무조건 도착해야 하는 모임인데 어쩌다보니 출발이 좀 늦어버렸다. 결국 휴게소 화장실조차 들를 시간도 없었으니 점심식사는 아예 꿈도 못 꿨다.
그래서 뭐라도 있나 싶어 차안을 둘러보는데 그날따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음은 급하고 배는 꼬르륵인데, 하필이면 오늘 일찍 나서지도 못했고, 요깃거리 될 만한 것도 못 챙겨 나옴이 급 후회되는 상황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운전석 옆 콘솔박스 아랫칸을 열었다. 그런데 웬일? 거기 누가 언제 넣어두었는지도 모르는 ‘오리온초코파이 정(情)’하나가 다소곳이 앉아있다. 세상에 얼마나 반가운지. 초코파이 하나가 그렇게 반갑기란 육군3사관학교에서 훈련받을 때 이후 처음이다.
그러니 그 맛은 어땠을까? 그 녹아드는 달콤함에, 그 작은 포만감은 그날 저녁식사 시간까지도 넉넉히 버티게 만드는 충분한 힘이 되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오리온초코파이.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는 그 맛을 한층 더 배가시킨다.
그러면서 스친 생각. 나 역시도 오늘, 따뜻한 말 한마디 그리워하는 누군가에게 뜻밖의 달콤함과 포만감의 ‘정’(情)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그래 정말 좋을 것이다.
2. 두 딸
좀처럼 딸 이야기를 공적으로 잘 하지 않는 내가 오늘은 작정하고 두 딸 이야기를 좀 해보련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은 목사로서의 내가 아닌 두 아이의 아빠로서 참 행복했던 날이어서 그러하다.
어느 새 대견하게 자란 두 딸, 큰 딸 성지는 편입부터 졸업까지 그렇게 고생하며 죽어라 공부하더니만 마침내 상을 두 개나 받으며 지난 목요일 대학을 졸업했다. 취직도 이미 되어 벌써 십일조도 드리고, 정철영어성경학교에서도 열심히 봉사해주니 고맙다. 둘째 딸 성빈이도 지난 학기 학교까지 휴학하고 제자훈련학교(DTS)에 들어가 3개월간의 교육과 2개월 선교사역의 그 힘든 과정을 무사히 잘 마치고 마침내 지난 금요일 돌아왔다.
그런 두 아이를 보니 마음이 참 짠하다. 목회자의 딸로 태어난 축복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어느 누구도 이해 못할 아픔과 상처 또한 꽤 컸었다. 부모조차도 그걸 몰랐다. 가슴이 시린다. 어쩌면 자녀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부모의 사랑조차 교인들에게 양보하며 살아야 했다. 마땅히 먼저 지켜주어야 할 그들의 영혼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성도의 마음 다치는 것을 더 신경써야했음이 현실이었다. 그런데도 이해해주고, 외로이 눈물 훔치며, 꿋꿋이 그들의 자리를 지켜주었으니 너무나 대견하고 고맙다.
흐르는 물은 최선을 다해 흐르고 있으니 더 빨리 흐르라고 재촉하지 말라했다. 작은 시냇물로 시작하여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흘러 내려와 어느 새 큰 강이 되어가는 모습은 때가 되면 다 하나님 은혜로 가능해지는 법. 나 또한 그 조바심 내려놓지 못했음이 후회된다.
나 또한 내 부모의 어린 자식이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을 터. 언제 철들까 싶으셨겠지만 기다려주신 결과, 그래도 오늘 이렇게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서두르지도 말고 조바심내지도 말자. 대신 더 기도하고, 부모로서의 본이나 잘 보이자.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않으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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