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축복기도 한 마디의 축복 | 조회수 : 1223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7-02-10 |
우리 고장에도 내로라할만한 대학 하나가 있습니다. 오산대학교입니다. 벌써 37년이나 되는 역사를 이어오며 이 땅에 많은 인재를 배출해 온 사학 명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바쁘지만,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부탁도 있고 해서 몇 년 전부터 두 과목 정도 학생들을 가르치고도 있습니다. 또 개강예배나 시무식, 입학식, 졸업식 같은 데서는 설교나 축복기도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미션스쿨은 아니지만, 크리스천인 총장님과 이사장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도 학위수여식에 축복기도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다녀왔는데, 저의 기도 한마디에 참 고마워들 하셨습니다. 예배도 아닌 졸업식에 생뚱 맞을 수도 있는 목사의 기도를 너무 귀하고 숙연하게 받는 모습이 교회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엔 기도하는 제 마음도 한층 더 간절하였습니다. 아무튼 저의 축복기도 한마디가 그 대학과 졸업생들에게 진심 축복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고 보니 목사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꼭 설교만은 아닌 듯합니다. 간절한 축복의 기도 한 마디도 설교 못지않은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따금 듣는 “목사님 기도 덕분입니다, 목사님 기도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는 고백들도 처음엔 그냥 듣기 좋으라는 인사이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었지만, 알고 보니 실제로도 그분들의 진심 담긴 고백이었음을 이제는 깨닫습니다.
환자를 위해서든, 수험생을 위해서든, 이제 막 출산을 앞둔 산모를 위해서든, 갓 태어난 아기를 위해서든, 군대 가는 형제들을 위해서든, 결혼하는 신랑신부를 위해서든,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서든, 취직 앞둔 이를 위해서든, 예배에 참석한 성도님들을 위해서든, 어떤 상황에 있든, 무엇을 새롭게 도전하든, 목사의 축복기도가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젠 더욱 저 자신도 확신하고 있습니다.
물론 군목 시절엔 그런 일이 더 많았습니다. 출동이나 훈련을 나갈 때면 장병들을 위해 꼭 오셔서 기도해달라고 함장님들이 일부러 기도 부탁을 해옵니다. 그러면 여지없이 달려가 기도해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진급 앞둔 이들을 위해서도, 전역 앞둔 형제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교대하는 지휘관을 위해서도 꼭 찾아가 기도해 줍니다. 그러면 그들에겐 적잖은 위로와 용기가 되었음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더욱 하나님 부여하신 이 소중한 축복권을 겸손하지만 확신을 갖고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니 성경에도 이 축복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치고 있네요. “또 그 집에 들어가면서 평안하기를 빌라 그 집이 이에 합당하면 너희 빈 평안이 거기 임할 것이요 만일 합당하지 아니하면 그 평안이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니라”(마 10:12-13) 그러니 이 귀한 기도를 주저하거나 마다할 일은 제 자신에게도 없을 듯 합니다.
좀 늦었지만 지난 금요일 밤부터는 신년기도카드를 제출하신 성도님들의 가정을 위한 안수기도도 시작했습니다. 기도회 끝에 또 다시 누군가를 위해 구푸려 기도하려니 어떨 땐 허리가 끊어지는 듯도 하고, 크게 기도하려니 목도 쉬고, 힘을 다하려니 기가 다 빠져나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택에 돌아오면 허기진 배를 꼭 뭐로라도 채워야 할 것 같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주님 내게 맡긴 고유한 권세이니 기쁘게 사용해갈 것입니다.
그러니 혹 너무 세게 기도하다가 나의 입속 침까지 발사될지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하늘의 축복이 임한다면 그게 무슨 문제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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