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잠이 '보약' | 조회수 : 1029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7-02-04 |
요즘처럼 이 말이 실감나는 때는 없었던 것 같다. 이리 눕고 저리 누워도 이렇게까지 잠들지 못해 걱정인 때는 없었으니까... 그랬던 내게 이런 잠 못 드는 증상이 생겼다니 놀랍다. 이는 아프리카를 다녀온 뒤부터 생긴 증상인데, 그래도 난 나은 편. 아내는 여전하다. 아프리카에 있을 때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한국으로 돌아와선 좀 더 심해졌다. 수면제 종류도 바꿔 먹어 보고, 입원도 해보고, 경락 마사지도 받아보았지만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그래서 곁에서 지켜보는 마음이 애처롭다. 한번 들기도 힘든 잠인데, 간신히 들었다가도 약간의 부스럭거림에 또 깨버리는 잠이 벌써 두주 째 야속하게 이어지고 있으니... 아마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의 쉴 새 없었던 강행군에, 먼 길 다녀온 시차에, 오랜 비행의 피로 등이 한꺼번에 겹쳐 몸으로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이번 주엔 좀 더 괜찮아지리라 믿는다만, 아무튼 이 참에 아내를 위한 기도는 더 간절해졌다.
그러고 보면 이 잠자는 시간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참으로 소중한 시간인 것 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엄청난 일을 하는 시간이 잠자는 시간이다. 하루 종일 꼬이고 얽히고 뭉치고 조였던 우리의 몸과 생각과 마음을 오직 잠이 다 릴렉스(relax)시킨다. 잠을 통해 우리의 모든 것들이 다음 날 다시 새롭게 리셋(reset)된다.
이런 중요한 잠을 제대로 들지 못했으니, 하루 종일 멍하고, 생각과 행동도 둔하고, 어지럽고, 눈 침침하고, 신경도 예민해져 짜증도 나고, 웃음마저 사라질 수밖에... 나의 요 며칠 경험도 그랬다. 그러니 잠을 통한 회복의 은혜는 정말 하나님 주신 놀라운 선물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경험해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도님들 얘기도 이젠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마음이 쓰인다. 오늘도 여전히 바쁜 현대의 삶을 살아내시느라 잠 줄여 살아가는 우리 성도님들을 향한 기도 또한 절로 더해진다. 부디 그들의 오늘 밤에라도 주께서 평강과 안식 더해주시기를, 짧은 잠에도 단 잠 주무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렇다면 이 ‘잠’을 영적으로 비유하면 뭘까? 육신을 가진 인간의 육적 회복을 위한 잠처럼, 영적 존재인 우리의 영적 회복은 뭘 통해 이루어질까? 바로 ‘예배’가 아닐까 싶다. 예배를 통한 놀라운 회복 역시 영적인 우릴 위해 하나님이 마련해두신 소중한 장치다. 아마도 그래서 오늘 또 이 자리 예배에 오셨는지 모른다.
‘회복’(回復)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으니 “원래의 좋은 상태로 되돌리거나 되찾음”이라고 풀이해두었다. 우리에게 ‘원래의 좋은 상태’란 게 있었단다. 원래는 나쁜 상태가 아니었음을 국어사전도 말하고 있음이 놀랍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하나님의 원창조는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심히 좋으셨다. 참 좋은 상태였다. 그러므로 일그러지고 망가지고 부러지고 파괴된 지금의 내 모습은 원래의 오리지널 디자인(Original Design)이 아닌 게다. 영과 육이 완전히 조화된 모습이 우리의 원래 상태였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그걸 회복시킬 방법도 주셨을 게다. 그게 바로 육적으로는 잠과 음식, 운동과 일 등을 통해서일 것이고, 영적으로는 예배를 통해서일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의 상태를 원래의 좋은 상태로 되돌린 수 있단 얘기다. 의미있는 발견이고 깨달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예배가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육신을 위해 깊은 잠을 자듯, 하나님 주시는 깊은 은혜로 영적 회복이 있는 예배, 오늘 우리의 예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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