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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동안’(童顔)보다는 ‘동심’(童心) 조회수 : 1177
  작성자 : 담임목사 작성일 : 2015-07-02

   지난 주 어떤 강의를 들으면서 “동안보다 동심을 유지하라”는 메시지가 참 마음에 꽂혔다. “동안도 동심에서 우러나와야 진정한 동안”이라는 말 또한 쉽사리 떠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강사가 회중들에게 던진 결정적인 질문, “1. 계절의 변화에 당신은 여전히 민감한가? 2. 다른 사람의 얘기에 잘 웃는가? 그리고 3. 여전히 뭔가 꿈을 꾸고 있는가?” 이 질문이 지금도 내 마음을 잡고 있다. 생각해 보면 너무나 중요한 메시지이다.

  물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동안의 얼굴과 피부를 가지고픈 소망은 너무나 강렬하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경기는 불황이어도 성형외과 피부과는 늘 호황이다. 우리나라 성형시장규모는 이미 5억원을 넘었단다. 거기다 돈 쓰는 건 절대 아까워하지 않는다. 이에는 남자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남자화장품의 시장규모는 벌써 1조300억원에 달했고 매년 10%이상 증가한단다.

  물론 이를 두고 누구도 뭐랄 순 없다. 나이가 들어도 추해보이지 않고,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건 좋은 일이니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도 그걸 잘 놓친다는 것이다. 얼굴만 동안이면 뭐하나? 생각이 동심이어야지. 나이에 안 맞게 지나친 젊은 티만 내는 것보다, 곱게 나이 드는 게 어쩌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는데,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동심이 살아있는 게 훨씬 더 좋아 보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예컨대 길가에 버려진 유리조각에 반사된 빛을 보고도 그 영롱함에 한참 자리를 뜨지 못하는 어른, 재잘거리는 새들의 지저귐을 보면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들 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귀를 쫑긋 세워보는 어른, 애견샵을 지나며 유리벽 안에 잠든 강아지를 보면서도 금새 입꼬리가 올라가는 어른, 퐁퐁으로 그릇을 씻다가 그 거품 속에서도 무지개 빛을 보는 어른, 잠자리를 잡으려다 그 빠른 움직임 때문에 여의치 않으면 곧 잡는 걸 포기하고 아예 그 박자에 맞춰 지휘를 해버리는 어른, 햇살이 좋으면 좋은대로 빗줄기가 강하면 강한대로 사랑하는 이에게 그 소식을 알리는 어른... 차라리 이런 마음이 살아있는 게 더 멋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지난 목요일, 학교에 강의를 갔다가 점심 먹으러 식당에 앉았더니 내려다보이는 캠퍼스전경과 봄산이 너무도 싱그러워 사진을 찍어 아내와 딸들에게 보내봤다. 비록 “그런 좋은 광경을 혼자 보느냐”는 쿠사리는 먹었지만... 그러고 보니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주말도 없이 그런 잔잔한 여유는 별로없이 지냈으니까...

  아무튼 우리는 다 동심이 있다. 동심을 잃은 것이 아니라 동심을 잊은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전직 어린이’이다. 어린 시절을 안 보낸 어른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내 안에 동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세상풍파에 휘둘리다 보니 그 마음을 잊고 사는 것일 뿐.

  그래서일까? 가끔 ‘맛동산’을 먹고 ‘부라보콘’을 먹으면 맛도 있지만 행복해진다. ‘맛동산’을 먹으면 왠지 즐거운 파티가 떠오른다. ‘부라보콘’을 먹으면 왠지 12시에 데이트 약속이라도 잡힌 것 같다.

  바로 이 마음, 유치찬란하지만 우리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 성경에도 천국은 어린아이 마음 같아야 한다고 했다. 어른 마음으로는 안된다 했다. 이것이 바로 얼굴은 비록 노안이어도 마음은 동심이어야 하는 이유다.

  얼마 전 ‘늙은이’와 ‘젊은이’란 말에 대한 재밌는 해석을 읽었다. ‘늙은이’는 ‘늘 그런 이’란  뜻이란다. 자신과 환경에 대해 받아들이기만 할 뿐 도무지 변화시켜 가려 하지 않는 이, 현실에 안주하며 매일 매일 의미없이 사는 이가 ‘늙은이’란다. 그렇다면 혹 내가 그러진 않은가?

  반면 ‘젊은이’는 ‘저를 묻는 이’. 늘 자신을 살피며 스스로의 가치와 부족을 평가하고 세상에 대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생각하며, 매일 매일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시간과 환경에 구애됨 없이 주관있게 사는 사람이 ‘젊은이’란다. 그렇다면 나는 ‘늙은이’인가? ‘젊은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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