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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주일을 맞는 목회자와 성도의 마음 조회수 : 1142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7-10-28



오늘은 언젠가 이 칼럼란에 실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싣고자 한다. 바로 주일을 맞는 목회자와 성도의 마음에 대하여. 나 역시 이날까지 평생 주일예배는 빼먹은 일이 거의 없고, 목회자로서도 28년째, 오산침례교회에서만도 13년째 맞이하는 주일이지만, 여전히 주일을 맞는 목회자로서의 마음은 남다른 것 같아서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마치 반드시 승부를 걸어야만 하는 결전을 앞둔 최전방 장병 마음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무척 두렵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맛난 음식을 열심히 준비하는 주부 마음 같아서 흥분도 되고 신도 난다. 마지막 해산을 앞두고 숨을 고르는 분만실의 산모 마음 같아서 기대와 긴장도 교차된다. 타향에 살다가 명절 되어 고향을 찾아오는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 마음 같아서 그렇게 설렐 수가 없다. 준비는 늘 부족한데 날자만 벌써 내일로 다가와 버린 시험을 앞둔 수험생 마음 같아서 과연 잘 치를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사뭇 초조하다.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고통하며 나 좀 고쳐 달라고 찾아온 환자를 맞는 의사 마음 같아서 어떻게든 그들을 말씀과 성령으로 치유해주고픈 심정이다.

그러니 이 마음을 누가 알까? 오직 주님만이 아신다누가 이 마음 진정시켜 줄까? 오직 주만이 진정시켜 주신다. 이 긴장과 흥분, 설레임과 초조함, 두려움과 간절함을 주님이 받으셔서 오늘도 날 멋지게 사용해 주시리라.

그렇다면 주일을 맞는 성도님들 마음은 어떨까? 그들의 간절함과 설렘과 기대와 소망은 어느 정도일까?

, 메마른 광야와 사막 한 가운데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뛰어오는 기쁨일까? 그렇다면 이곳이 신기루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아니면 주린 배를 움켜쥐고 맛난 음식을 찾아오는 손님일까? 그렇다면 이것이 맛없는 음식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아니면 군인들이 천리행군 중 너무나 큰 갈증가운데 우연히 발견한 동네 우물일까? 그렇다면 이것이 마실 수 없는 더러운 우물이 아니길 바란다. 아니면 타향살이로 마음 지친 자식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 달려와 안기고픈 어머니 품일까? 그렇다면 그 달려오는 길이 막힘없기를 바란다. 아니면 어느 시골의 밤길 달리며 기름이 바닥나버린 자동차가 헤매고 헤매다 드디어 발견한 주유소일까? 그렇다면 부디 그 주유소가 문 닫혀있지 않기를 바란다. 아니면 아픈 몸 고쳐보려고 시간 내어 찾은 병원일까? 그렇다면 그 병원이 파업 중이지 않기를 바란다. 꼭 그 기대와 주림과 목마름을 해결하기를 바란다.

주일은 이렇듯 목회자와 성도가 서로의 간절함과 설레임과 기대를 갖고 만나는 일주일 중 가장 아름다운 날이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그분의 긍휼과 위로와 에너지와 도전을 힘입는 날이다. 심령이 새로워지고, 마음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잘못 살아온 길을 깨달아 돌이키는 날이다.

그래서 귀하다. 주일 없는 삶은 상상조차 못한다. 주일이 없었다면 난 오늘 여기 없었다. 쓰러졌을 때 일어나지도 못했고, 슬플 때 위로받지도 못했다. 이 어리석음에 지혜도 더하지 못했고, 이 두려움에 용기를 얻지도 못했다. 이 억울한 격분을 잠재울 수도 없었고, 이 못난 나를 돌아볼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주일은 필요하다. 목회자에게든 성도에게든, 죄인 된 인간과 거룩하신 하나님과의 이 놀라운 랑데부(rendezvous)는 주일이 주는 최고의 혜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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