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155만원 | 조회수 : 1096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7-10-21 |
오늘 주일, 난 하나님 앞에 155만원의 특별헌금을 드린다. 정확히 말하면 내 어머니 전영애 권사의 이름으로 드리는 헌금이다. 자그만 것 가지고 자랑한다 여기실 수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그 마음이 고마워 얘기해보려 한다.
이 헌금은 내 어머니가 지난 2014년 10월 1일부터 1000일간 새벽기도를 드리며 당신의 개인헌금 보관함에 모아 온 헌금의 총액이다. 그래서 귀하다. 많고 적음을 떠나.
솔직히 이는 나도 몰랐던 일. 그런데 지난 추석 명절 때 부산을 내려갔더니 “이제 곧 일천번제가 끝난다”며 “적지만 그것을 그대로 보내겠다”는 말씀이 있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주 내 통장으로 정확히 보내오셨다.
그래서 사연을 여쭈었다. “어머니, 이 일천번제에 담긴 뜻은 뭐예요?” 그랬더니 세 가지를 말씀하신다. 첫째, 당신 몸이 어려서부터 유난히 약하여 평생을 위장병으로 고생했고, 30대에 벌써 전체 틀니를 다 했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일흔이 훌쩍 넘는 날까지 살아온 게 너무 감사해서 시작하게 되셨단다.
물론 나도 이 사실은 잘 안다. 어렸을 때부터 이때까지 단 한 번도 내 어머니가 건강하시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러니 얼마나 조심조심 사셨을까? 그럼에도 감당해야 할 가정을 위한 일에는 최선을 다하셨다. 그 희생과 노고에 그래서 늘 감사할 뿐이다.
둘째는 목회자로 살아가는 나로 인한 감사와 중보 때문이란다. 목회자로 하나님 앞에 날 드릴 수 있음에 대한 감사도 감사려니와, 앞으로도 더 겸손하게 더 귀하게 더 반듯하게 끝까지 잘 쓰임받기를 소망하는 중보기도가 필요할 것 같아서였단다. 우리 교회 또한 더 부흥하여 더 아름답게 쓰임받기를 소망하는 중보기도를 드리고 싶으셨단다. 아, 그래서 오늘의 나도, 우리 교회도 되었나보다.
셋째는 우리 교회가 2008년부터 시작한 일천번제 기도로 세교성전 봉헌하는 것을 보면서 당신도 그렇게 마음의 성전을 꼭 지어 봉헌하고 싶으셔서였단다. ‘보이는 성전은 아니나 마음에라도 거룩한 하나님의 전을 견고히 지어드리면 얼마나 좋을까?’ 그 기도가 우리 교회 짓는 걸 보면서 생기셨단다. 그 덕에 아름다운 개인 성전이 당신 안에 하나 잘 세워진 것 같다고. 그래서 고마워서 이 헌금을 오산침례교회에 보내는 거라고. 참 기가 막힌 고백이다.
일찍이 가수 전영록은 그의 노래 ‘종이학’에서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되는 사연을 나에게 전해주며 울먹이던 너”라고 했다. 어머니의 그런 사연을 듣고 보니 나 역시 울컥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로써 또 한 번 오늘의 나와 우리 교회가 거저 된 것이 아님을 확인한다. 여러 개의 작은 시냇물이 모이고 모여 큰 강을 이루듯, 오늘의 우리 교회 역시 이런 골방에서 드린 누군가의 작은 기도, 이름 없이 섬긴 누군가의 빛나는 헌신들이 모이고 모여 이루었음을 다시 고백한다. 그러니 목회자인 나로서는 그저 눈물나게 감사할 일들만 있을 뿐이다.
이제 어머니는 바로 이어 또 한 번 더 일천번제를 시작하셨단다. 이제는 당신이 몸담은 당신의 교회(영진침례교회)를 위해. 그러니 일천번제를 작정한 만큼 앞으로도 1000일 동안 감당할 건강도 물질도 주시리라 믿으신단다. 다시 한 번 내 어머니의 믿음과 헌신에 감탄할 뿐이다.
그러니 나도 중보한다. 꼭 그렇게 또 한 번의 일천번제도 앞으로 3년간 다시 내 어머니의 건강과 마음을 지키는 힘이 되기를. 어머니 감사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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