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지도자(指導者)" | 조회수 : 1021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7-10-14 |
얼마 전 우리 침례교단에도 새로운 총회장이 선출되어 이번엔 저도 총회의 임원을 맡아 섬기게 되었습니다. 목회도 바쁘지만 우리 교회 같은 규모에 마냥 거부만 할 수도 없는데다가, 교단을 바로 세워야 교회도 바로설 수 있기에 총회장님 부름에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다시 ‘지도자’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도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니까요. 지도자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니까요. 활 쏘는 이의 방향과 세기가 약간만 틀어지거나 부족해도 과녁은 크게 빗나가듯, 지도자 자신에게서부터 틀어지고 과하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따르는 이들이 받을 영향은 생각할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누가 좋은 지도자일까? 3행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우선 ‘지도자’는 ‘지’, ‘지게꾼’이라도 되겠단 마음이 필요할 것입니다. 늘 그의 등에는 백성을 대신하여 져야 할 짐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 짐 질 각오가 없다면 처음부터 그 일을 맡지도 말아야겠지요. 둘째는 ‘도’, ‘도공’이 되어야 합니다. 그의 공동체를 아름답게 빚어내기 위한 지극한 정성과 숙련된 기술이 구비되어야 합니다. 고도의 숙련공만이 좋은 작품도 만들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자’, ‘자명종’이 되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잠들어 있는 백성들을 다시 깨워 미래로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독려하는 사명 또한 지도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가하면 ‘지도자’는 ‘지’, ‘지덕체’(智德體)도 겸비해야 합니다.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덕도 있어야 하며, 몸도 건강해야합니다. 또한 ‘도’, ‘도덕적’이어야 합니다. 양심이 바르고 윤리적으로도 깨끗해야 권위가 서고 말이 먹힙니다. 또 ‘자’, ‘자신을 이길 줄도 알아야’ 합니다. 남을 이기기 전 자기를 먼저 이길 때, 나아가 남을 이겨먹기보다 도리어 남을 이기게 해주는 사람도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도자’는 ‘지’, ‘지름길보다 바른길로 인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모두가 편하고 쉬운 길을 원할지라도 바른 길 가야한다고 백성들을 설득할 수도 있어야합니다. 또한 ‘도’, ‘도피하기보다 도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지도자가 돼가지고 일과 사람을 귀찮아하고 두려워하면 안됩니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도망가다 칼을 등에 맞지 말고, 차라리 정면승부하다 가슴에 맞겠단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자’, ‘자리에 연연하기보다 솔선하고 책임지는 사람’이어야합니다. 자리는 권력이나 휘두르고, 안주나 하라고 준 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에는 그 지도자를 따르는 이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지도자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려놓고 백성들은 나 몰라라 하면 어떤 지도자도 훌륭해지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따르는 이들의 자세도 3행시로 풀어봅니다.
첫째, 지도자는 ‘지’, ‘지켜드려야 하는 분’입니다. 백성들은 그 지도자의 시간과 가정과 마음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도자도 사람인 이상 흔들려 넘어집니다. 그 자리를 내려오고 나서야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었다며 지켜드리지 못함을 후회하지 말고 현재 지도자로 있을 때, 나를 가르치고, 나를 위해 기도하고, 나를 대신해 일하고 계실 때 잘 지켜드리시기 바랍니다. 둘째, ‘도’, ‘도와드려야 할 분’입니다. 떠날 때 박수나 보낼 생각 말고, 지금 그 일을 하고 계실 때 도움이 되고 힘 되어 드려야 합니다. 그러면 그 지도자는 우리를 위해 훨씬 더 큰일도 해내게 될 것입니다. 셋째는 ‘자’, ‘자랑해드려야 할 분’입니다. 어디서 누굴 만나더라도 ‘최고’라고 말하는 것, 그것이 그 지도자를 위한 ‘최선’의 섬김입니다. 그러면 그 혜택은 다 내가 되돌려 받습니다. 자기가 세운 지도자를 자기가 욕하는 것은 정말로 하늘보고 침 뱉기입니다. 그 침은 결국 내가 다 맞습니다.
그러니 혹 당신이 어느 공동체의 지도자라면 꼭 그런 지도자 되시길 바랍니다. 혹 어느 공동체에서 누구를 따르고 있다 해도 역시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이전글 : ‘맛’과 ‘멋’ | |
다음글 : 155만원 | |
이전글 다음글 | 목록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