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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패하고도 기쁜 나라, 탈락하고도 기쁜 나라 조회수 : 1034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8-06-29



패하고도 기쁜 나라, 이는 지난 주 월드컵축구대회에서 스웨덴에 패하고서도 16강에 오른 멕시코를 두고 한 말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속한 멕시코는 무난히 스웨덴을 누르고 16강에 올라가리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스웨덴에 3:0으로까지 무너졌고 경기를 뒤집기에도 역부족이 되었다.

하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희망의 불씨는 보였다. 바로 같은 조에 속한 우리나라와 독일의 경기. 당연히 열의 아홉은 독일의 승리를 예측했다. FIFA랭킹 세계 1위에, 지난 대회 우승국 독일을 그 누가 이기랴! 더구나 FIFA랭킹 50위권에도 못들고, 이번 월드컵에서조차 1승도 못 거둔 우리가 어떻게 그 독일을 이기랴! 그러니 그 예측은 너무도 당연했던 것.

그런데 의외로 우리가 독일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을 뿐 아니라, 막판 추가 시간에 두 골을 내리 몰아넣는 바람에 그 누구도 예측 못한 일이 벌어진 것. 이로써 멕시코는 자기들 경기 결과에는 땅을 치며 통곡했지만, 우리의 경기 결과에는 기뻐 뛰며 춤추게 된 것이다.

그 덕에 멕시코에서는 지금 우리나라 인기가 대단하단다. 국민들이 우리나라 대사관 앞까지 몰려가 “Gracias Corea”를 연호하며 선물도 전하고, 길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헹가래 태우고, 기업의 주재원들까지 영웅 대접 받고, 식당에 한국 사람들이 오면 음식도 무료로 주고, 한국 K-pop까지 온 동네에 틀어놓는가 하면, 멕시코와 한국 간 항공 요금까지도 할인해주겠다고 나섰다. 이는 멕시코에서 선교하시는 내 외삼촌의 카톡에서도 느껴졌다. “요사이 선교가 좀 힘들었는데 축구 덕에 요며칠 너무 신이 난다, “하나님이 이런 방법으로도 날 위로하시고 힘주신다며 너무 좋아라 하셨다. 그래서 이는 내게도 기분 좋은 일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멕시코가 분명히 패했음에도 한국이 그들을 수렁에서 건진 구세주가 되었고, 그로 인해 그들이 더 높은 곳으로도 올라갔다면, 이게 바로 믿음의 묘미도 아닐까? 나는 패해도 주님이 이기심으로 나도 결국 이기는 경기. 나는 실패했으나 주님의 높여주심으로 나도 높아지는 삶.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3:17-19)는 하박국의 고백이 그래서 더 생각난 한 주간이었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 또한 탈락하고도 기쁜 나라가 되었다. 이는 멕시코가 스웨덴에게 지는 바람에 비록 16강에는 탈락했지만, 대신 독일과의 피나는 싸움으로 2:0이라는 전무후무한 기적을 이뤄낸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 되었음을 두고 한 말이다. 이로써 우리는 멕시코를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게 됨에 기뻐한다. 더 높은 곳에 오르진 못했어도, 지금 경기에 이긴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축하와 격려를 보내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런걸 보면 확실히 우리는 결과지향적이기보다 과정지향적이다. 그러니 무조건 16강에만 오르면 되지하며, 관중의 야유까지 아랑곳 않고 끝까지 치졸하게 경기한 일본과는 확실히 다르다 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에도 신앙적 교훈이 있어 보인다.  믿음의 사람들 역시도 내 삶의 전투에서 이기는 것을 내 자리의 높아짐보다 더 귀히 여기며, 결과는 주께 맡기고 오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바울처럼 오늘도 선한 싸움 싸우며, 달려갈 길 마치고, 믿음을 지키는 것(딤후 4:7). 이 또한 신앙인들이 추구할 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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