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심은 대로 거둔다’의 한 例 | 조회수 : 1222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9-10-25 |
“심은 대로 거둔다”는 성경 말씀은 어느 시대, 어느 곳, 어떤 경우에도 통하는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입니다. 정말 인생은 심은 대로 거두고, 심은 만큼 거둡니다. 그러니 당장은 거두는 게 없더라도, 너무나 그 때가 더디더라도 낙심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어떤 모양으로든, 누구를 통해서든, 어떤 곳에서든 꼭 거둘 것입니다.
지난 주일에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오후에 새가족환영회도 하고 새가족 심방도 했는데 그 일들이 어찌나 제겐 감사하던지. ‘이렇게 훌륭한 성도들이 우리 교회 새가족으로 오시다니’ 얼마나 황송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그분들 중엔 지금까지 전혀 예수님을 모르시다가 마침내 전도를 받고 우리 교회를 만나 예수 믿게 된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예수님을 믿고 타 교회에서 왕성한 신앙생활과 봉사까지 해 오셨던 분들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신앙인, 이렇게 잘 준비된 성도가 우리 교회에 오셨네!’ 그래서 또 감사했습니다. ‘난 그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전도도 내가 안했고, 훈련도 내가 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또 죄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난,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해 늘 과한 은혜를 하나님으로부터 받는구나. 아무 한 일도 없는 나에게 하나님은 너무 큰 은혜를 주시는구나’ 그래서 솔직히 그게 고마운 일이기도 하지만 죄송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문득 하나님이 떠오르게 하신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그 후로는 조금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그것은 지난 12년간의 군(軍)목회에 대한 생각 때문인데, 그때를 생각하면 참 저도 열심히 사역했던 것 같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장병들을 만났고, 복음을 전했고, 기도했고,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성실했고 열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불만도 낙심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장병들은 아무리 복음을 전해도 궁극적으로 우리 교인이 되는 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전도해서 군(軍)교회에 데려다놓으면 그렇게 재미있게 신앙생활하던 친구들도 금방금방 전역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또 떠날 때는 너무나 미련 없이 떠나는 모습에 적잖은 낙심도 되었습니다.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럴 때마다 이런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나님, 대체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심기만 해야 합니까? 나는 언제 거둡니까? 왜 심는 사람 따로 거두는 사람 따로입니까?’
그랬던 시절이 문득 떠오르면서 저의 오산침례교회 목회를 바라보니 ‘그 때 내가 열심히 심었더니 지금 하나님이 거두게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뿌리지도 않았는데, 심지도 않았는데 거두고 있는 게 아니라, 그 때는 거두지 못하고 심기만 했던 것을 지금에야 거두게 하시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아 이럴 줄 알았다면 그때 더 많이 뿌리고 더 많이 심어둘 것을...’하며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여러분도 낙심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심고 거두는 것은 자연에도 뿌려놓으신 하나님의 법칙이니, 여기에 심은 것 여기서 거두지 못했다면 다른 곳에서라도 거둘 것입니다. 콩을 심었으면 콩이 날 것이고, 봄에 심었으면 가을에는 거둘 것입니다. 올해 심었으면 내년에 거둘 것이며, 부모가 심었으면 자식이 거둘 것입니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둔다 했으니, 기도의 씨앗 역시 반드시 최선의 때에, 최선의 방법으로, 최선의 것으로 거둘 줄 믿습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다 했으니, 선행의 나무 역시 착한 마음으로 섬긴 당신의 모든 일에 반드시 그 열매가 있을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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