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비밀번호: 로그인

 "

  제  목 : 하이브리드(hybrid) 신앙 조회수 : 884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9-11-13



오해만 없으시다면 오늘은 느닷없는 차() 이야기를 좀 해보려한다. 15년 전 교회에 부임하여 내가 받은 차는 전임(前任) 목사님이 물려주신 차. 그걸 5년간 열심히 탔더니, 어느 날 한 권사님이 새 차량을 선물해주셨다. 그래서 또 10년을 열심히 탔더니 이번에는 교회에서 새 차량을 선물해주셨다. 이에는 내 의견도 반영하여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받았는데, 지금까지 3개월간 4,000km를 주행했다. 그렇게 타보니 그 결과가 사뭇 재밌다. 그래서 이에 그 시승소감 몇 마디를 해보려 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는 대부분 운전자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도 비슷한 목적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는 대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첫째 장점은 경제성이다. 똑같은 거리를 똑같은 속도로 달려도 기름은 딱 절반. 확실히 주유소 갈일이 줄었다. 이 고유가 시대에 1년에 80~90만원은 족히 아끼겠다. 아무래도 전기모터와 가솔린엔진을 혼합해서 사용하다보니 그런 듯하다. 힘이 많이 필요할 땐 두 가지를 다 써서 좋고, 힘이 적게 필요할 땐 전기가 개입하여 기름을 덜 써서 좋다. 출발도 전기모터로만 하고, 저속주행 때도 전기가 개입하고, 정차 중에도 엔진 공회전이 없어 그런 것 같다. 오늘도 오랜만에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 계기판에는 1,000km도 넘게 달릴 수 있다고 표시된다. 그냥 그 숫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물론 구입 시 주는 정부보조금이나 공영주차장 할인 혜택은 또 덤으로 얻는 이득이다.

둘째 장점은 정숙성이다. 이는 심지어 단점으로도 여겨질 만큼 조용하다. 특히 출발 때나 저속주행 때 느끼는 차이는 확연하다. 차 소리가 안 들려서 골목길 같은 데서는 사람들이 비켜주지도 않는다.

셋째 장점은 친환경이다. 기름으로만 할 일을 전기모터와 나누어하니 당연히 배출가스도 줄어들 터. 이러니 하이브리드 차량이 뿜는 유해가스는 일반차량에 비해 무려 90%나 적단다.

넷째 장점은 젠틀맨이다.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전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생긴 버릇인데, 참 신사적인 운전자가 되더라.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은 어떤 주행습관을 갖느냐에 따라 연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다보니 자동으로 그렇게 되더라. 더 높은 연비를 내고픈 욕심에 가속페달도 살살 밟게 되니, 자연스럽게 급가속 습관도 고쳐졌다. 계기판에 적힌 누적연비 16.4km0.1km라도 더 올려보려는 욕심이 오늘도 나를 젠틀맨이 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는 특별한 혜택을 3개월간 누리다보니, 우리 신앙도 이런 하이브리드와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도 묵상된다.

큰 은혜를 받고서도 쉽게 나자빠지는 나약한 신앙인이 아닌, 받은 말씀의 적은 능력으로도 오래 달릴 수 있는 신앙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가하면 정숙한 신앙인도 좋다. 누구보다 많이 섬기고 누구보다 크게 섬기지만 소리 내지 않는 신앙인.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리라.

그런가하면 유해물질을 내지 않는 신앙인도 좋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했듯이, 믿음의 사람 역시 그래야 한다. 있을 때만큼이나 없을 때에도 그 남긴 흔적으로 물들어야 한다.

물론 젠틀맨 신앙인은 더 좋다. 누군가 끼어들어도 바빠서 그랬겠지이해하고, 뒤에서 빵빵 거리며 쫓아와도 먼저 가라고 비껴주는 신앙인. 언제나 그 품이 넉넉하고, 그 태도가 부드럽고... 고난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평안함이 있으며, 화나는 일이 있어도 고요함 잃지 않는 신앙인. 정말이지 얼마나 좋을까?

이상이 내가 3개월간 하이브리드 차를 타면서 얻은 혜택이자 받은 도전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새 차 구입 계획이 있으시다면 하이브리드 차량도 한번 고려해보시라.

 "

  이전글 : ‘심은 대로 거둔다’의 한 例
  다음글 : 보이는 미소 속에 감춘 눈물
이전글 다음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