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영화 ‘미나리’(MINARI)의 명대사 | 조회수 : 17927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21-03-26 |
얼마 전 아내랑, 딸이랑 함께 본 영화 ‘미나리’. 저마다 남는 장면과 대사들은 다를 순 있겠지만, 내게는 다음의 몇 대사들이 남는다.
1. “미나리는 원더풀”
이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데, 영화 속 할머니 순자가 손자 데이빗에게 건넨 말이기도 하다. “미나리가 얼마나 좋은데... 잡초처럼 아무데서나 막 자라니까 부자든 가난한 자든 다 뽑아 먹을 수 있고, 김치에도 넣어 먹고, 찌개에도 넣어 먹고, 아플 땐 약도 되고.. 그러니까 미나리는 원더풀(Wonderful)이란다”
이렇게 ‘미나리’를 “Wonderful”(놀랍다)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미국 사람들도 알아듣고, 동시에 ‘원더(wonder)한 풀’이라는 한국식 말놀이로 한국 사람들까지도 웃게 한 그 재치가 참 재밌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캄보디아 선교지로 떠나는 양준석 선교사에게도 했더니 그도 웃더라. 그러면서 “한국의 미나리 마인드로 다시 한 번 힘내보라”고.
그렇다. 이런 미나리 정신이라면 못할 일이 뭐 있을까? 안되는 일 어딨을까?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하게, 어디서 무엇을 하든, 누구 앞이든, 어떤 상황이든 미나리처럼 이겨보자.
2. “여기 온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어요. 한인교회가 없는 작은 동네라서 온 거예요”
이는 영화 속 모니카가 병아리 감별공장에서 만난 한인 여성이 너무 반가워서 “이런 곳에도 한인교회가 있으면 참 좋을텐데”라는 말을 건네자, 그 여성이 툭하고 던진 답인데, 그 말이 왜 그리도 와닿던지. 더 슬펐던 것은 그 답을 듣자 모니카는 그 의미를 한 번에 알아들었다는 듯, “아~”하며 대화를 끝낸 모습이다. 그 표정에 목회자인 나로선 적잖은 충격이었다.
물론 이는 외국의 한인교회들을 말한 것이긴 하다. 고단한 이민생활에 지친 성도들이 위로와 소망을 얻고, 한국 사람들 만나 한국말로도 대화하고, 한국 음식도 먹고, 정보도 주고받기 위해 간 그 자리가 외려 갈등과 상처의 진원지가 되기도 하는 현실을 꼬집은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한국 땅의 교회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물론 일부이긴 하나 그런 갈등과 상처는 우리 땅 교회 안에도 꿈틀거린다.
그러니 교회일수록 더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고, 금전거래하지 말고, 돈 빌리지 말고, 인사받으려 하지 말고, 정치색 짙은 이야기나 주장도 삼가고, 반말도 삼가고, 교회 일 하다가 알게 된 교우에 관한 좋지 않은 정보는 본인 동의 없이 절대로 누설하지 말고, 함부로 그 집안 사정을 판단하거나, 섣부르게 결론 내리거나, 자기 경험 강요하지 말고, 할 수 있다면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야 할 것이다.
3. “스트롱보이”(Strong boy)
이 역시 할머니 순자가 손자 데이빗에게 한말.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해 늘 스스로도 약하다고만 여겨 온 손자에게 오히려 “스트롱보이”라는 말로 힘을 준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이 손자는 서랍이 떨어져 발을 다쳤음에도 울지 않고, 집을 떠나려는 할머니를 붙잡기 위해서는 전력질주의 뜀박질도 한다. 정말이지 그 할머니의 격려 덕분인지 실제 심장도 튼튼해진 것이다.
그렇다. 격려보다 더 좋은 단어는 없다. 격려보다 더 좋은 약도 밥도 없다. 격려를 먹으면 힘이 나고, 격려를 먹으면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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