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1억 관객 ‘오달수’ | 조회수 : 1305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6-10-21 |
이미 1년이나 지난 통계를 난 왜 이제서야 봤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우연히 다른 기사를 검색하다가. 하지만 정말로 교훈하는 바가 많은 것 같아 나도 한번 더 소개해 보고자한다.
그건 다름 아니라 우리나라 영화배우 ‘오달수’씨에 관한 얘긴데, 그가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들을 본 누적 관객이 무려 1억명을 넘었다는 기사였다. 정말 대단한 숫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는 우리나라 영화사에도 처음있는 일이란다. 게다가 1억명을 넘어선 게 작년 ‘국제시장’ 영화 상영 때였으니까 올해 9월말 기준으로는 벌써 1억 5470만명이나 되었단다. 그러니 우리나라 5천만 국민 모두가 그가 출연한 영화 세편은 봤단 얘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신성일, 안성기, 한석규, 송강호, 이정재 같은 배우들도 아닌 오달수가. 학력도 고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그가. 게다가 나보다도 더 못생긴 그런 얼굴의 배우가. 영화배우 된 것만으로도 기적인 것 같은 그가 어떻게 이렇게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적을 만들었을까? 그것도 2003년 ‘올드보이’로 처음 이름을 알린 지 불과 12년 만에.
물론 ‘오달수’만을 보려고 그 1억명 넘는 관객이 몰리진 않았을 게다.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보고 싶어 사람들은 영화관을 찾았을 게다. 하지만 그 많은 좋은 작품들마다 늘 오달수가 있었다는 건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그는 좋은 작품들마다 어쩌다 운 좋게 캐스팅 된 행운아가 아니라 오히려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몸 바쳐 공헌한 주역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의 1억 관객의 비결은 뭘까?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 많은 영화에 출연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바로 그가 유명한 주연이 아니라 유용한 조연이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감칠맛 나는 조연, 이에 관한 한 오달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가 나타나면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도 웃음이 터진다. 어떤 극도의 긴장 상황도 그냥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어떤 슬픔도 유쾌하게 하고, 어떤 무거움도 가볍게 한다. 어떤 못된 연기도 귀엽게 만들고, 어떤 두목 연기도 사랑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모든 관객들과의 정서적 라포를 형성하고, 극중 연기자가 마치 내 곁의 친구처럼 느끼게 한다. 그래서 그가 출연한 모든 영화는 장르와 상관없이 다 재밌다.
그래서 지난 주간 다시 그를 진지하게 묵상해보았다. 그랬더니 과연 1억 관객의 주인공이 될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우선 그는 어느 영화에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올드보이’의 ‘철웅’도, ‘마파도’의 ‘신사장’도, ‘친절한 금자씨’의 ‘장씨’도, ‘변호인’의 ‘박동호’도, ‘7번방의 선물’의 ‘방장’도, ‘파파로티’의 ‘장덕생’도, ‘국제시장’의 ‘달수’도 모두 그랬다. 어디다 두어도 작품과 상황과 사람들과 너무 잘 어울렸다. 심지어 ‘괴물’에선 괴물 목소리도 연기했다는데 그게 오달수 목소리인지는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목소리가 괴물에조차도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아, 그래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 잘난 사람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가보다. 작품의 가치나 출연료나 상대 배우가 누구냐를 따지는 주연보다, 그 누구라도 좋다며 그 어느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는 조연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을 이 시대는 더 원하나 보다.
둘째, 그는 철저히 자기를 드러내기보다 작품을 드러내는 사람이었다. 그의 연기를 가만히 보노라면 철저히 자기 선을 지키고 있다. 보잘 것 없는 연기 하나라도 최선을 다함으로 결국 그 주인공과 작품을 더 빛나게 만든다. 얼마나 멋있는지. 모두가 우두머리만 되려 하고, 남보다 자기가 더 조명 받기를 원하는 이 세상에 이런 캐릭터는 정말 이 시대의 빛과 소금이다.
그래서인가? 왠지 오늘은 위대한 전도자 사도 바울을 곁에서 그림자처럼 도왔던 ‘바나바’ ‘에바브로디도’ ‘디모데’ ‘누가’ ‘디모데’ 등이 참 위대해 보인다. 이곳저곳에서 오늘도 말없이 섬기는 우리 교회 봉사자들이 더 존경스러워 보인다. 이렇게 어디에서나 다 잘 어울리고, 자기보다 남을 더 빛나게 하는 사람, 바로 하나님도 이 시대도 찾는 사람이 아닐까?
이전글 : 아버지 | |
다음글 : 가을이 오는 속도 | |
이전글 다음글 | 목록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