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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기말고사 조회수 : 1020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6-12-16



지난 수요일, 제가 가르치는 대학에서도 기말고사를 쳤습니다. 한 학기동안 교수로부터 배운 내용들을 종합 정리하는 시험이자, 최종 성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험인지라,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도 초긴장을 하여 어떤 친구들은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를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시험지를 나누기 전 몇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실제로도 '어젯밤을 꼬박 샜다'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걸 잘 아는 저로서는 그 모습이 애처롭기도해서, 이번에는 큰 맘 먹고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시험을 앞둔 전 주 강의 시간에 아예 예상 문제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비교적 마음 너그러운 선생이라 자부하는 저로서도 이런 시도는 잘 안 해보던 방법인데, 이번엔 그러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러면 준비하기가 쉬울 테니까요. 그래서 저도 기대를 하였습니다. ‘이렇게까지 했으니 이번에야 말로 백지를 내는 친구는 없겠지’.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습니다. 제 기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여전히 백지 답안지는 이번에도 있었습니다. 성적도 매겨보니 예상 문제없이 시험을 치룰 때랑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교수가 그렇게까지 배려했는데도, 준비 안 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안하였습니다. 한 두 학생은 미안했던지 교수님께서 예상 문제까지 만들어 주셨는데도 공부를 열심히 못해서 죄송하다는 글을 말미에 남기긴 했지만, 그래봐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시험 시간은 물론이고, 시험 방식과 시험 문제의 개수 그리고 예상 시험 문제까지도 다 공지했는데, 뭐가 그리 어렵다고 별 차이가 없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채점을 다 끝내고 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이유는 미궁입니다.

그런 걸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들이 내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이런 보이는 시험들 뿐만 아니라, 인생의 최후 심판에 대한 준비 또한 부족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언젠가 우리에게도 심판의 날은 도래할 것이고, 지나간 모든 삶을 평가 받을 때가 올 터인데, 여전히 준비 없이 오늘도 그냥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생각해보세요. 지난해도, 그 지난해도 12월의 이맘때만 되면 늘 반복했던 후회를 올해도 또 하고 있지 않나요?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조심할 걸... 좀 더 노력할 걸... 좀 더 열심히 신앙생활할 걸... 이런 후회들이 어디 올해만인가요?

시험 시간이 정해져있듯 1231365일도 정해진 것이고, 이미 예상 문제를 받았듯 올해 역시도 주님은 우리의 삶과 신앙에 대해 물으실 항목들(기도, 예배, 사랑, 섬김, 전도 등)이 뻔한 데, 마치 우리는 그날이 오지 않을 것처럼 살았던 삶은 아니었나요? 이러다 정말 한 해의 끝이 아니라 인생의 끝 날이 되면 어쩌려고 이러는지...다시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 역시 누구 나무랄 처지가 못되었습니다. 

이제 정말 올해도 딱 두 주 남았습니다. 이 마지막 두 주간이 올해의 끝이 아닌 인생의 끝이라면 어찌 해야 할까요? 뻔한 예상 문제조차 답을 준비 못하는 이 게으름으로 낙제 받을 게 뻔한 데, 그냥 이대로 살아서 될까요? 

그 예상 문제는 딱 세 가지. “너에게 나는 누구냐?”, “나에게 너는 누구냐?"는 신앙 고백과 그렇다면 내 뜻에 얼마나 순종했느냐?"는 점검일텐데,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 정확한 답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디 여러분의 남은 두 주가 그렇게 보내는 시간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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