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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내면 vs. 환경 조회수 : 998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7-09-01



인간의 마음이 점점 더 병들고 있다. 육체의 수명은 늘어가지만 마음은 매일 죽어간다. 게다가 더 안타까운 건 적절한 치료제도 없다는 것. 여전히 상처받지만 위로받지는 못한다. 여전히 넘어지지만 일어서지는 못한다. 여전히 외롭지만 진정한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여전히 가슴엔 응어리가 있지만 다 풀고 살지는 못한다.

그래서 늘 삶은 고달프고 우울하며 답답하고 기력 없다. 보이지 않는 미래가 나의 하루하루를 힘겹게 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정신과를 찾고, 그것도 안 되면 죽음도 생각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풍요롭지 못하고 부유하지 못한 환경 때문일까? 남들은 화장실 두 개 있는 집에서 사는데 우리 집만 화장실이 하나뿐이어서 일까?

그렇다면 있는 돈 다 끌어 모아 화장실 두 개있는 집으로 이사 가보자. 아파트 평수도 두 배 늘려보고, 자동차도 큰 차로 바꿔보고, 옷도 좋은 것으로 사 입어보자. 그러면 나아질까? 내 삶의 우울증이 사라질까? 기력 없음이 회복될까? 그 개선된 환경이 내 마음까지 진정 개선시켜줄까?

이것도 부족하다면 비행기타고 제주도라도 가보자. 가서 한라산 코스모스라도 눈에 넣고, 시원한 파도 소리라도 귀에 넣어보자. 편안한 호텔에 며칠 묵어도 보자. 그러면 나의 내면이 더 평안해질까? 더 행복해질까?

결론은 아니다. 인간의 문제가 그렇게 풀릴 수 있는 거라면 얼마나 좋으랴! 세상에 돈만 더 있어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도 안한다.

그러니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다. 환경보다 내면이 문제다. 내면이 회복되지 못하면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도 기분이 좋아지긴 커녕 추락의 공포만 되레 밀려온다. 용두암 바위를 때리는 파도 소리는 내 가슴을 때리고, 제주항 갈매기 울음 소리는 장송곡 같고, 서귀포의 일류 호텔마저도 감옥 같다. 높은 한라산은 내 삶의 넘을 수 없는 벽만 같고, 섭지코지 언덕에 날리는 해바리기마저도 바람의 힘까지 빌어 날 비웃는 듯하다. 성산일출봉 떠오른 태양은 또 힘겨운 하루를 예견하고, 산방산 아름다운 석양조차 내 인생까지 저물게 만드는 것 같다. 내면이 어두우면 어떤 좋은 환경도 좋아 보일 수 없다.

물론 내면과 환경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 영향을 준다. 좋은 환경이 어느 정도는 편안한 내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지만 근본은 역시 내면에 있다. 내면이 건강해야 좋은 환경도 누린다. 누군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면 그 내면에 슬픔이 있다는 증거이듯, 누군가 웃고 있다면 그 내면에 기쁨이 있다는 증거이듯, 내면이 환경을 지배한다. 내면이 건강해야 웬만한 힘든 환경도 이긴다.

따라서 OECD국가 중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부유하지 못한 환경 탓이 아니라 부요하지 못한 내면 탓이다. 물론 절대적 가난과 궁핍이 이유인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누가 봐도 부유한 환경인데 인생을 포기하려 한다면, 이는 환경이 내면을 결코 지배하지 못한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환경을 개선하려는 데만 힘 쏟지 말자. 내면의 힘을 기르자. 어떤 환경이 주어져도 상처받지 않는 내적 근육을 키우자.

이는 건강한 믿음에서 나온다. 꾸준한 기도와 신실한 찬양과 순진한 말씀의 청종에서 나온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는 친밀한 교제에서 나온다. 그래서 신앙도 교회도 목장도 필요하다. 그러니 신앙의 힘과 교회의 소중함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더 열심히 더 적극적으로 더 가까이에서 제대로 믿고 나누라. 그렇게 당신의 내면을 다시 키워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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