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거룩한 입맞춤 | 조회수 : 1071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8-10-13 |
지난 월요일 화요일은 성도님들과 함께 1박2일간 전라도 강진, 순천, 여수로 선교여행을 다녀왔네요. 70명 넘는 성도들이 거금의 회비까지 내고 기쁘게 다녀온 시간들은 그들에게는 물론 제게도 꽤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물론 하성철 목사님 교회 방문이 주목적이긴 했지만, 더불어 돌아 본 강진만 갈대밭, 순천만 국가정원의 멋진 호수와 나무들, 여수 케이블카로 내려다 본 여수 밤바다, 그리고 손양원 목사님 시무하셨던 애양원교회와 삼부자 묘소 역시 도전과 은혜, 감동과 편안함을 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여 이 일을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해 준 김재국 이주헌 목사님을 비롯, 장로회 안수집사회에도 격려를 보내며, 운전으로 수고한 김영환 장로 문재연 사무장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모두들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생각해보니 제게는 그보다 다른 게 더 기억에 남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그것은 바로 이튿날 오산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즐겼던 넌센스퀴즈대회. 문병진 안수집사님 인도아래 서로 돌아가며 각자가 알고 있는 넌센스퀴즈 같은 걸 내면서, 맞히면 상금도 주었던 그 일이 그렇게 재미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니 말입니다.
예를 든다면 이런 거죠. “세상에서 가장 찬 바다는?” “썰렁해” /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는?” “열바다” / “고등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나무는?” “야자나무” / “사자로 국을 끓이면?” “동물의 왕국” / “맥주가 죽기 전에 남긴 말은?” “유언비어” /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돈은?” “할머니” / “절벽에서 떨어지다가 나무에 걸려 겨우 살아난 사람은?” “덜떨어진 사람” / “산토끼의 반대말은?” “끼토산, 집토끼, 죽은 토끼, 바다 토끼, 판 토끼, 알카리 토끼”... 그러니 당연히 그 버스 속 상황에서는 충분히 재밌을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하지만 아무리 그랬어도 딱 거기까지였어야 함을 저는 집에 와서야 알았네요. 제 딸을 보자마자 제가 이랬거든요. “오늘 아빠가 재밌는 넌센스퀴즈 몇 개 알았는데 너도 맞춰볼래?” 그러면서 그걸 아이에게까지 내면서 “재밌지?”라고 물어보기까지 했으니, 당연히 우리 딸이야 “아빠 좀 그만하시라”며 헛웃음만 쳤을 것 아니겠습니까? 전형적인 아재개그의 폭탄을 죄 없는 아이한테 무차별 투하한 꼴이니까요.
그 덕에 제겐 순간 여러 생각이 스쳤습니다. ‘누구에게는 재미난 얘기라도 누구에게는 와 닿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누구에게는 좋은 얘기라도 누구에게는 아픈 얘기가 될 수 있다는 것. 누구에게는 쉬운 얘기도 누구에게는 어려울 수 있고, 누구에게는 편하지만 누구에겐 불편할 수 있다는 것....’ 등등. 생각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단 생각입니다.
결국 이럴 땐, 알아듣지 못하고 불편해 하고 아픈 그 사람을 나무라기보다 나 자신부터 다시금 그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표현하고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아마 이것이 지난 주 말씀드린 ‘거룩한 입맞춤'일 것입니다.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대성당 천정에 그린 ‘아담의 창조’. 하나님이 친히 그 손가락을 아담에게 뻗어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모습. 어쩌면 생명을 부여받는 아담보다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이 더 그에게 맞추시려는 듯 보였던 모습.
그러니 성도의 교제 역시도 그래야겠지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맞추고,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맞추고, 배운 사람이 못 배운 사람에게 맞추고, 나이든 사람이 젊은 사람에게 맞추고, 오래된 사람이 새신자에게 맞추고, 믿는 사람이 안 믿는 사람에게 맞추고. 먼저 된 자가 더 낮아지고, 나중 된 자에게 더 맞추고...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 예수님 보이신 본, 거룩한 입맞춤, 성도의 교제라는 것을 다시 또 생각해본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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