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성들의 간증문 쓰기 | 조회수 : 1218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8-10-18 |
사람의 삶에는 꼭 필요한 시간들이 있습니다. 먹는 시간, 자는 시간, 배설 시간, 노동 시간, 공부 시간, 운동 시간, 쉬는 시간 등등입니다. 이런 시간들은 없어서도 안 되고, 부족해서도 안 되는 삶의 기본 시간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필요시간들이 다 확보되었다 해서 삶이 충분해지는 건 아닙니다. 그 외에도 확보해야할 시간은 또 있습니다. 바로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돌아보고, 반성하고, 계획하고,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야 삶에 매듭이 있고, 발전이 있습니다. 인생에 진보가 있고, 성숙이 있습니다. 그런 시간 무시하면 종국엔 허무해지고 무너집니다. 메마르고 강퍅해집니다. 인생의 크기와 길이만 있을 뿐, 깊이와 넓이는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런 시간은 의도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마치 음식 조리를 잘해서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거지도 깨끗이 해두어야 하듯, 예쁘고 멋있는 옷을 사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기적으로 세탁도 잘 해두어야 하듯, 덮고 자던 이불은 가끔 바람에 털고, 버리기만 하던 휴지통도 정기적으로 비우고, 배운 건 집에 와서 복습도 하고, 아픈 후 치료하기보다 미리 검진 받는 것도 중요하듯 그런 시간들이 있어야 삶이 엉뚱한데 발목 잡히지 않고 더 힘차게 전진하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예배가 중요합니다. 그 예배와 찬양, 기도와 말씀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를 정확히 봅니다. 그로 인해 우리가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붙잡아야할 건 붙잡게 됩니다. 또한 체계적인 말씀 공부도 중요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좀 더 성경을 가까이 개인적으로 접할 수 있고, 그 말씀으로 인해 내 삶을 통전적으로 들여다보는 눈도 갖습니다. 우리 교회가 마련한 새삶성경대학도 다 그런 차원에서입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제게는 새로운 기쁨과 보람이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저의 ‘순종의 삶’ 공부반이 그렇습니다. 그 피곤한 시간에도 어김없이 매주 출석하는 그들을 보면 제가 더 은혜 받습니다. 특히 제 공부반은 매주 간증문 쓰기 숙제도 있는데, 들은 주일설교나, 배운 성경공부나, 일상의 삶을 통해 각자 느낀 바를 뭐라도 쓰게 해서 제출하는 과제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통해 성도님들이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참 흐뭇합니다.
저는 이 일이 그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압니다. 저 역시 매주 이렇게 칼럼을 주보에 써내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그분들이야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래서 더 귀합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정기적으로 자신의 깨달음을 글로 표현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 볼 마당이 어디 있을까요? 학교 다닐 때도 안 썼던 일기장을 그 누가 다 커서 쓸까요? 매일 성경을 읽고 매주 설교는 들어도 그것을 자기 말과 글로 표현하고 나눌 일은 참으로 적습니다. 또 그 자체가 쑥스럽습니다. 그나마 여성 성도들은 잘도 하시고 이래저래 기회도 많지만, 남성들은 성격상 체질상 어렵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지금 저의 공부반에서는 되고 있습니다. 잘 될까 염려했던 제 생각은 기우였습니다. 글 하나하나가 얼마나 깊은지, 게다가 그 누구에게도 퍼트릴 염려 없는 목사라 여기셔서인지 얼마나 솔직한지 모릅니다. 글의 행간마다 묻어있는 그들의 고군분투 또한 읽을 때마다 짠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 남자 성도님들이 이렇게 멋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간증문 쓰기, 간증 나누기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분주하게 생각 없이 흘려만 보내는 세월을 의미있게 하고,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를 더 돌아보고, 듣고 배운 지식들을 내 것 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 그러니 여러분도 단 몇 자라도 받은 은혜 써보시고, 단 몇 마디라도 살았던 삶 나누고 사시면 어떨까요? 참 유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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