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가을모기 | 조회수 : 223041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22-10-13 |
여러분은 괜찮으신가요? 저는 요 며칠 밤, 생각지도 못했던 가을모기에게 연일 당하고 보니 혹 여러분들은 어떠신가 싶어 말씀드려 봅니다.
심지어 지난 토요일밤, 다음날 창립 60주년 예배와 같은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도, 가장 편히 잠을 자야 하는 밤이었음에도 여지없이 저를 공격하여 설잠을 자게 만들었으니, 정말이지 때도 모르고 염치도 없는 가을모기입니다. 어쨌든 “호랑이가 다가와도 코는 골수 있지만, 모기 한 마리가 왱하면 기가 질린다”는 어느 조선 실학자의 말씀도 있고 보면, 작은 모기 앞에서는 성자도, 학자도, 부자도, 권력자도, 목사도 그 누구도 당할 재간은 없나 봅니다.
아니 벌써 계절은 가을이고, 날짜도 10월인데 아직까지도 이렇게 우릴 괴롭히는 모기들이 있다니 참 이상합니다. 옛말에 “처서(處暑, 8월 23일)만 지나도 모기 입은 비뚤어진다” 했는데, 그것도 옛말인가 봅니다. 가을모기의 공격은 의외로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도 조사해봤답니다. 서울 전역에 50여 개의 모기 채집 장치를 설치해놨는데, 7월에 잡힌 모기 수가 3,730마리였다면, 8월에는 1,702마리로 오히려 줄고, 9월에는 다시 2,335마리로 늘어났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작년 통계에 의하면, 10월에도 잡힌 모기들이 있었는데, 그 수는 8월보다도 많았다 합니다. 그러니 요즘 밤마다 모기로 괴롭힘당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은 실제로도 증명된 셈입니다.
아니 그렇다면 왜 그럴까? 왜 이 선선한 가을까지도 모기는 극성일까? 게다가 가을모기에게 물리면 왜 더 가렵고 붓기도 더 있을까?
알아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가을이 모기의 산란기라서 그렇다는 겁니다. 그래서 모기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피가 필요하니 닥치는 대로 뽑아가는 거랍니다. 모기도 알을 낳으려면 더 많은 에너지와 양분이 필요하니 이에 인간들이 당하는 거랍니다. 게다가 모기가 흡혈할 때 피가 굳지 않도록 분비해내는 ‘히루딘’(hirudin)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 역시 가을에 더 많이 분비되기에 더 간지럽고 더 붓는 거랍니다. 그러니 가을모기라고 해서 절대로 우습게 볼 일은 아닌 듯 합니다. 더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통계에 의하면 한 해에 악어에 물려 사망하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1,000명 정도이고, 개에 물려 사망하는 사람은 25,000명, 뱀에 물려 사망하는 사람은 50,000명, 전쟁이나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475,000명이랍니다. 그런데 모기로 인하여 사망하는 사람은 무려 725,000명이나 된다 하니(2015년 기준), 정말이지 쉽게 넘길 일은 아니질 않겠습니까?
그러니 모기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나 하는 방심은 절대로 안될 일입니다. 과한 겁이야 먹을 필요 없지만, 그렇다고 우습게 볼일도 아닙니다. 그것을 통해 괜히 봉와직염이나, 뇌염이나, 지카바이러스나, 말라리아 등에 걸리는 것보다는 무조건 조심부터가 상책입니다.
그래서 이런 묵상도 해봅니다. 영적인 세계도 이와 같겠다. 성경에도 보면 포도원을 허무는 것은 작은 여우라고 했지 않습니까? 작다고 깔봐선 안된다는 뜻입니다. 방심하는 사이에 어느샌가 작은 것이 날아와 나를 쏩니다. 작은 탐욕이 나를 쏘고, 작은 명예욕이 나를 쏩니다. 내 안에 들어온 작은 불평들도 나를 쏩니다. 그것들도 놔두면 금방 부어오르고 병에도 걸립니다. 그래서 있는 믿음도 다 까먹게 합니다.
그러니 애당초 악은 그 모양이라도 버리는 게 좋습니다. 마귀에게는 그 어떤 작은 틈이라도 주지 말아야 하며, 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말씀과 기도, 예배와 찬양, 감사와 거룩의 삶으로 늘 방어막을 잘 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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