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성경일독기도회 노래집에 대하여 | 조회수 : 1121 |
작성자 : 담임목사 | 작성일 : 2015-07-02 |
난 요즘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성경일독기도회 노래집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성경을 읽어가는 진도가 너무 빨라, 그에 맞추려니 밤이고 낮이고 돌아서면 만들어야 한다. 특히 시편 같은 경우, 분량은 나흘 읽을 분량이지만 편수가 무려 150편이다 보니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모른다.
“뭐 하러 그런 일을 목사님 혼자 다 하시느냐”고? 남의 속도 모르는 말이다. 원래 어느 노(老)목사님이 성경 1189장을 이런 형태로 만드신 게 있긴 했다. 그래서 우리도 그걸 그대로 써보려고도 해보았다. 하지만 막상 사용하려니 너무나 말이 어렵고, 또 자세히 살펴보니 각 장의 내용을 충분히 담아내었다고 보기에도 다소 부족하여 고쳐서 써야겠다 마음먹고 시작한 것이 이리 돼버렸다.
그래서 이젠 완전히 창작이 돼버렸다. 물론 부목사님들과 함께 나누어 할 수도 있었겠으나 바쁜 부목사님들에게 이런 일까지 맡기기에는 너무 미안했다. 또 여러 사람이 달려들면 흐름도 들쑥날쑥일 테고. 그래서 도맡아 시작한 게 이리 돼 버렸다.
물론 나 역시 성경을 창세기 1장부터 다시 읽어가며 내용을 요약하는 기쁨은 절대 적지 않다. 성경을 노랫말로 만드는 작업은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행복이다. 그러니 난 노래가사를 만들기 위해 한 번 읽고, 성경일독기도회 때 또 한 번 읽고, 두 번 성경을 읽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그 무엇이 이보다 행복하랴.
하지만 그 기쁨을 위한 나의 작업은 고통이다. 부르는 분들이야 흥겹고 재밌으니 그러려니 싶으시겠지만, 각장마다 내용을 다 읽고 그것을 네글자씩 16음절에 64글자로 요약해내는 일은 해산의 고통 같다. 흡사 거대한 산맥들을 한 장의 화폭에 그려내는 작업이다. 게다가 하루에 몇 십장씩 읽어나가는 그 속도를 맞추려니 피가 마른다.
그래서일까? 그렇게 탄생한 노랫말이 성도들 입을 통해 불려지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수고가 싹 잊혀진다. 물론 ‘좀 더 잘 만들 걸’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성도들이 성경 각장의 내용들을 파악하고 흐름을 이해해 간다면, 목회자에겐 더없이 큰 기쁨이다. 그러니 이 아름답고 은혜로운 노랫말을 더 많은 성도들이 부르길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지 않을까.
하지만 절반을 넘어가면서 현장참여자는 자꾸 줄어들고, 모바일 숫자만 느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저녁시간 바쁘고 곤하다는 것을 왜 모르리. 주부가 밤에 집을 두시간씩이나 비우는 게 눈치 보일 수 있음도 왜 모르리. 하지만 함께 현장에서 말씀을 읽고, 요약을 듣고, 노래를 부르는 기쁨이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걸 너무 잘 아는 나로서는 아쉬운 건 아쉬운 것이다. 어떤 날엔 울 뻔 했다.
이제 열흘정도 남았다. 그러니 매일이 안 된다면 일주일에 한 두 번이라도 다시 작심하고 교회에 나와 말씀을 읽어보자. 힘들여 만든 노랫말을 함께 기쁨으로 부르는 성도들의 찬양소리를 더 많은 이들의 입술로 듣고 싶다. 수일 밤을 새어가며, 눈 비벼가며, 고민하고 기도하며 만든 노랫말에 투자한 시간과 정성이 아깝지 않게 해 달라.
몇 목사님들이 이 노래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시고 “나도 좀 보내달라”신다. 면전에서 거절은 못했지만 절대 공짜로는 안 보낼 생각이다. 그 값을 비싸게(?) 받을 생각이다. 어떻게 만든 건데 그냥 주나? 우리 교회 성도들이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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