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니'가 선물한 하늘 | 조회수 : 1110 |
작성자 : 담임목사 | 작성일 : 2015-08-28 |
제15호 태풍 ‘고니’가 주고 간 하늘은 생각보다 예뻤다. 태풍 때문에 이래저래 피해를 많이 입은 지역 주민들에겐 정말 죄송하다만, ‘고니’가 주고 간 이 청명한 하늘 선물을 받은 기쁨은 감출 수가 없다.
지난 수요일 새벽 궐동성전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교회 마당에서 눈을 들어 맞이한 하늘은 그야말로 장관. 듣자하니 서울은 그날, 지난 6월 이후 미세농도 최저(最低)에, 가시거리는 최고(最高)였단다. 시야가 20km이상이나 보였대나 뭐대나.
그러니 세수를 깨끗이 한 파란 얼굴에 하얀 저고리로 갈아입은 그 눈부신 새벽 하늘에 이 마음도 빼앗길 수밖에. 새벽기도회에 베푸신 하늘 은혜와 더불어 난 또 다른 하늘의 은혜도 맛보았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흰색 구름과 파랑색 하늘 그 두 색깔의 조화가 어쩜 그리도 멋지고 절묘한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하늘이 맑고 공기가 청명하니 모든 게 다 예뻤다. 오산천을 흐르는 물줄기도 예뻤고, 바람에 살랑거리는 고수부지 꽃들도 예뻤다. 지나는 차량들도 예뻤고, 지나는 사람들도 예뻤다. 심지어 교회 주차장에 나뒹구는 과자 봉지조차 그 경쾌한 굴러다님이 예뻤다. 모든 게 좋아 보이고, 희망이 절로 넘쳤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La Speranza’(이태리어로 ‘희망’)를 이렇게 노래했다고 들었다. “‘희망’이란, 밤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아침이 되면 죽는 것”이라고. 얼마나 마음이 절망적이었으면 그런 표현까지 썼겠냐마는 적어도 그날 아침만은 내게 그렇지 않았다. 그 높고 맑고 푸른 하늘 아래에서 어찌 절망을 말하랴.
누가 그러기를 “우리 마음이 깨끗해지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나는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마음이 깨끗해진단다. 모든 불순물이 그 사랑 앞에 녹아지고, 투명해진다는 의미다.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나도 한 여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사랑에 빠졌을 때 내 마음이 가장 깨끗했었다.
또 하나는 사람이 고통과 고난을 겪고 나면 깨끗해진단다. 바다는 태풍이 불고 나면 깨끗해지고, 하늘은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친 뒤 깨끗해지고, 추운 겨울을 보냈을수록 이듬해 봄꽃은 더 아름답듯이 인생은 고난을 통해 깨끗해진단다. 그 고통 속에서 흘린 눈물이 우리 영혼을 깨끗케 하고, 그 인내가 우리를 순금 되게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그랬다. 내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하나님 앞에 가장 정결했었다. 기도가 아니면 그 고난을 견뎌낼 수 없었기에 날마다 그 문제를 안고 주님 품에 뛰어들었던 때가 가장 내 영혼도 투명했었다. 어떤 유혹에도 눈 돌릴 겨를이 없었다. 소위 인생태풍이 가져다 준 세정효과인 셈이다.
그러니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불평만 하지 말자. 왜 이런 슬픔 찾아왔는지 원망만 하지 말자. 입은 상처도 크겠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가 잃은 것보다 주님께 받은 은혜 더욱 많음에 감사하고, 더불어 그 고난의 뒤편에 있는 주님이 주실 축복도 미리 보면서 감사하자.
그 고난이 나의 더러운 영을 정화시킨다. 여러 가지 오염된 세상 먼지로 인해 똑바로 보지 못했던 주님을 그 고난이 다시 보게 한다. 주님과 나 사이가 고난으로 인해 다시 열린다. 말 그대로 ‘운외창천’(雲外蒼天)이다. 구름 바깥에 푸른 하늘이 있다. 고난 뒤편에 거룩한 축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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