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정현이의 그림 | 조회수 : 1085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5-11-04 |
어제 우리 교회를 방문한 손님들과 함께 락원식당엘 갔다가 김정순 권사님이 식사 자리에까지 들고 오셔서 보여주신 그림이다. 10살짜리 손녀 정현이가 지난주일 예배를 엄마 아빠와 함께 드리면서 나의 설교하는 모습을 그린 거라신다.
그림을 받고 보니 참 재밌게도 그렸다. 우선 마음에 든 생각은 '역시 정현이가 애는 애구나' 하는 생각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골프신동이고,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거머쥐는 훌륭한 선수이지만, 그림을 보니 마음은 분명 열 살 꼬마라는 게 재밌었다.
또 하나는 관찰력이다. 보라. 지난 주일 강단 꽃꽂이까지 정확히 그려내었다. 옆에 앉아있는 성가대원 집사님들까지, 악보 들고 있는 것까지, 어떤 분은 파마를 하고, 어떤 분은 생머리라는 것까지도 정확히 그렸다. 어떤 분은 눈 화장을 짙게 하고, 어떤 분은 웃으며 찬양하고, 어떤 분은 약간 눈이 작은 편이라는 것까지도 정확히 표현했다. 물론 강대상에 새겨진 십자가와 올려 놓은 물컵과 마이크의 각도도 빼놓치 않았다.
그렇다면 설교자인 난 어떨까? 물론 넥타이의 모양이나 8:2 머리 가름마는 비교적 정확해 보인다. 입을 열어 뭔가를 말하는 모습도, 두 팔을 벌린 제스츄어도 정확히 포착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설교자의 눈이 이상하다. 일단 크기부터가 사실과 다르다. 애석하게도 난 그림처럼 눈이 크지 않다. 얼마나 작으면 내 아내마저도 이따금 수술을 권할까?
그런데도 어찌 정현이는 이리 그렸을까? 유난히 눈에 띄게 두 눈을 그렸을까? 뭐든 아이 눈에는 실제보다 크게 보이는 착시 때문일까? 아니면 “목사님, 눈좀 크게 뜨세요”라는 바램일까?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만, 아마 이는 만화적 표현기법이 아닌가 싶다. 보통 만화에 나오는 사람들의 눈이 대부분 큰 이유와도 같다고나 할까? 그 이유는 눈이 감정을 표현하기 제일 좋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정현이 생각엔 '목사님의 간절한 마음을 큰 눈으로 표현하고 싶었을 가능성'과 '한 말씀도 놓치지 말고 이목을 더 집중하여 들어야 한다는 주문'이었을 수도 있다. 애 그림 하나를 두고 너무 멀리 나간 듯 싶지만, 그렇다고 그 뜻이 아예 없었을 거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왜? 이는 설교자인 내 생각과도 정확히 일치하니까. 정현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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