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사랑은 미루지 말아야 한다 | 조회수 : 1001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5-11-11 |
누구도 눈치는 못 채셨겠지만 사실 난 지난주일이 참 힘들었다. 힘차게 예배는 인도했지만 마음 무거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토요일 새벽에 걸려온 전화 한통 때문이었는데, 김천에서 목회하시는 나의 외숙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전갈이었다.
금요일 구역예배까지 잘 인도하시고 식사도 잘하시고 교인들과 진솔한 시간을 보내신 후, 산에 등산하러 혼자 가셨는데, 갑자기 힘이 쫙 빠지면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게 되자 숙모님을 전화로 호출하셨단다.(사실은 삼촌께서 혈액암 투병중이긴 했다)
그래서 숙모님이 산에 뛰어 올라가는 사이, 삼촌은 조금 더 내려오시다 그만 발을 헛디뎌 머리에 피를 너무 많이 흘리게 된 것. 그래서 당신이 직접 119에 전화를 해서 구조요청을 했는데, 너무나 시간도 지체된 데다가 피를 많이 흘리시는 바람에 김천의료원에 옮겼다가 다시 대구 동산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돌아가셨다.
정말이지 아버지만큼이나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 삼촌은 나랑 나이 차이가 그래도 얼마지지 않아 형 같은 분이셨다. 한 때 집안 형편 때문에 어린 나이에 나의 외가댁, 경북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에 맡겨졌을 때에도 가장 나랑 많이 놀아주셨던 분이다.
가끔 설교 시간에도 언급했지만, 나에게 맞는 지게도 만들어주셔서 나무도 많이 하러 다녔고, 소여물도 같이 먹이고, 쇠죽도 같이 끓이고, 두부맷돌도 함께 돌리고, 자치기도 함께 하며 놀았다. 내게 자전거 타는 법도 가르쳐주신 분이다. 어떻게든지 부모와 떨어져 사는 내가 외롭지 않도록 형 같은 역할을 정말 잘해주셨다. 그래서 그런 조카가 목사가 된 것도 가장 기뻐해주신 분이다. 당신도 뒤늦게 신학을 하여 목사가 되셨다. “나는 삼촌이지만, 목사는 조카 네가 선배니 많이 가르쳐달라”며 겸손하셨던 분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으니 주일 저녁 내려가서 화요일 발인을 하고 올라온 내 마음이 지금도 여전히 허전하고 황망하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편찮으실 때 자주 찾아뵙지 못함이 후회스럽다. 자꾸 미뤄만 온 것이 그렇게 원망스럽다. 입관 때 삼촌의 얼굴을 뵙고는 그 죄송함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사랑은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설교했던 내가 정작 실천하지 못했다. 너무 죄송하고, 너무 부끄럽다. 뒤늦게 바친 꽃한다발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정말 사랑은 미루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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