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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016 회갑여행 조회수 : 1405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6-05-06





2016년 회갑여행을 백두산으로 떠나려는 우리 일행 21명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정확히 52() 오전 7. 그러니 940분발 대련행 항공기를 타기에는 충분하고도 넉넉한 시간이었다. 물론 이는 이미 전날부터 설렌 마음에 잠 못 이룬 성도님들이 새벽 일찍부터 서둘러 주신 덕분이다.

그렇게 우린 부푼 꿈을 안고 수속을 마친 후, 게이트 앞에 도착하여 V표를 그리며 단체 사진 촬영도 마쳤다. 그런데 그때, 들려온 방송. “대련행 아시아나 0301편을 이용하시려는 손님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현지 공항의 기상 사정으로 출국 시간이 3시간 뒤인 1240분으로 지연되었으니 손님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순간 모두들 뭐지?” 황당은 했지만 그렇다고 그게 큰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이미 여행에 대한 기대로 충만해있던 우리에게 그 정도 기다림 쯤은 문제도 아니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 그래서 우린 새벽 일찍 나오느라 걸렀던 아침 식사도 맛나게 하며 출발 전 여유도 즐겼다.

그렇게 우린 12시에 다시 모였다. ‘이제는 가겠지'하며 짐을 챙겼다. 아, 그런데 또 다시 들리는 방송. 여전히 현지 기상이 호전 되지 않아 출발이 또 240분으로 연기 되었다는 것.

순간 모두들 뭐지?” 황당은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마침 항공사 측에서 티켓도 제공해주어서 내친 김에 점심도 맛나게 먹었다.

그렇게 우린 다시 2시에 모였는데, 물론 그땐 마음이 약간 불안도 했다. 게다가 항공사는 발표를 10, 20, 30분 뒤로 자꾸 미루었다. , 그러더니 결국은 오지 말아야 할 게 오고 말았다결국 비행기가 결항되어 버렸다는 것. 그러니 당연히 승객들의 항의는 빗발칠 수밖에.  

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실망감은 더 컸다.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으셨다.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표정으로는 다 드러났다. 어떻게 시간 내고, 어떻게 마음 먹고 온 걸음인데 결국엔 결항이라니...

이내 모두들 나만 쳐다보셨다. 정말 이럴 때 인솔자는 죽을 맛이다. 꼭 이럴 때면 목회자의 기도 부족인 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도 금할 길 없다. 하지만 난들 어쩌랴. 나 역시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천재지변 때문이라는데... 급히 계약한 여행사에도 전화를 했더니, 그들까지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겠단다. 그냥 환불만 해주겠다는 말뿐.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사실 우리 교회 어른들 중에는 여태까지 외국 여행이라고는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 한 해에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이나 외국 여행을 나간다지만, 여전히 그 흔한 기회조차 얻지 못한 이들도 있다.

내가 볼땐 돈도 돈이지만, 오로지 자신보다 가정과 교회를 위해 헌신하느라 그런 여유조차 갖질 못했다. 누구 뭐랄 것도 없이 이번 여행팀에도 그런 분들이 계셨다. 그래서 난 교회에서라도, '회갑'이란 걸 통해서라도 기회를 드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리도 허무하게 어긋나버렸으니 내 마음도, 그분들 마음도 오죽 상심했을까?

그래서인지 나도 이대로는 포기할 수 없어 긴급회의를 열어 백두산이 아니어도 중국 땅 다른 곳 어디라도 좋다는 결론을 받아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아시아나가 취항하는 중국의 모든 노선을 다 뒤졌다. 이에 모두는 기도를 모아주셨고, 사정을 전해들은 공항 직원도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하필 지난 주는 중국의 연휴에 한국의 연휴까지 겹친 주였던지라, 북경, 황산, 장가계, 광주, 청도, 심양, 상해, 시안... 그 어느 곳도 21명의 자리를 준비해놓고 우릴 환영하는 비행기는 없었다.

그러던 한 순간, 정말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화면이 컴퓨터 예약사이트에 잡혔다. 그것도 바로 그날 저녁 2030분에 떠나는 계림행 비행기에 21명의 좌석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이 황금연휴에, 그것도 당일날, 21명이나... 게다가 우리 일행 중 누구도 가본 적 없는, 다 가보고 싶어했던 그 유명한 계림(桂林)이라니... 정말 그 예비하심의 은혜가 온 몸의 전율로 전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꺼진 불을 다시 살린 듯한 감격으로 그 좌석을 무조건 잡아두고서는, 내가 아는 타 여행사 임원의 도움을 받아 숙소, 버스, 가이드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마쳤다물론 마지막 하나, 돌아오는 비행기가 미확정이긴 했지만무조건 믿고 계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계획된 건 다 취소되고, 13시간을 인천공항에서 머물며 삼시세끼까지 다 해결하고 떠나는 전무후무한 일이 있은 뒤, 계획에도 없이 졸지에 시작된 계림 여행.

막상 도착해 보니 그 펼쳐 놓으신 황홀한 자연은 물론이거니와숙련된 가이드와 훌륭한 숙소, 그리고 기막힌 날씨까지, 마치 오래 전부터 이 일이 다 계획되었던 것처럼 완벽하였다. 덕분에 우리는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하고 즐거웠는지 모른다. 물론 리턴 비행기 티켓도 깔끔하게 확보되고.

정말이지 참으로 놀랍다그렇게 모든 여정을 다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게다가 계림에 도착하여 가이드를 통해 듣게 된 백두산 소식. 예정대로 갔더라면 비바람과 눈보라에 백두산은 오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또 북한 김정은이의 국내 관광객 납치 첩보 소식 때문에 국경 여행 자제까지 권하는 마당에서 내내 불안도 했을 거라는 것.

그러니 그럴 걸 미리 다 아시고, 지난 52일 그 수많은 인천공항 출국 비행기들 중에 유일하게 우리만 못 뜨게 막으셨음이 어디 예사로운 일이랴! 한 쪽을 막으시면 다른 한 쪽을 더 좋게 열어주시는 여호와이레의 하나님은 이렇게 또 우리와 함께 살아계심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니 좋으신 하나님, 참 좋으신 그 하나님을 높여 찬양드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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