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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흔들림’을 통한 교훈 조회수 : 1057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6-09-16



시인 도종환은 일찍이 그의 에서,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는 것이라는 진리를 설파하였다. 줄기 또한 흔들리면서 곧게 세운다고 하였다. 그만큼 우리 인생도 고난과 역경이 없이는 그 어떤 꽃도 열매도, 성장도 성숙도 기대할 수 없단 얘기다.

가만히 돌아보니 내 인생도 목회도 그랬던 것 같다. 모진 바람에 숱하게 흔들려도 보고, 쏟아지는 비에 흥건히 젖어보기도 하며 견뎌온 반백년 세월이었다. 때론 남의 잘못 때문에, 때론 나의 잘못 때문에 아프고 쓰라렸던 고통의 세월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난 그 때마다 뭐든 하나라도 인생의 진리를 더해가는 성장을 맛보았고, 뭐든 하나라도 인생의 소욕을 내려놓는 성숙을 경험하였다.

온실에선 거목이 자랄 수 없고, 어항에선 고래를 키울 수 없고, 개천에선 용이 살 수 없고, 개미허리엔 쌀자루를 올려놓지 못하듯, 그렇게 난 고난으로 인해 내 인생의 그릇을 키워왔고, 그래서 오늘날 이나마 이 정도의 양이라도 담아내는 그릇이 될 수 있었다. 고로 흔들림은 내 인생을 더 든든히 세워놓는 기초가 된 셈이다. 말하자면 흔들림을 잘 받아들임으로 배운 지혜였던 것이다.

하지만 때로 이 흔들림은 고마운 지혜가 아닌 무서운 경고를 주기도 하는 것 같다. 이는 지난 월요일(912)밤 7시 44분과 8시 32분에 우리나라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지진(地震)이 그랬는데, 자그마치 리히터 규모 5.8, 우리나라 지진 관측 사상 가장 강력했다. 그것도 천년고도(千年古都) 경주가 진앙지라니, 그 흔들림이 주는 경고 또한 뭔가 예사롭지 않다.

부산에 계신 어머니께도 확인했더니 거기도 많이 흔들렸단다. 갑작스런 흔들림에 사람들은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어머니는 다리가 풀려 그러지도 못하고 그냥 기도만 하셨단다. 나중에 베란다에 나가보니 세워둔 빗자루가 넘어져 있기도 했다고...

아무튼 그 일로 뉴스는 연일 한반도도 이젠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나라 건물의 내진설계는 10%를 넘지 못한단 통계도 보도하였다. 그런걸 보면, 얼마 전 부산 해변가에 느닷없이 개미떼가 나타나고, 울산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난 것 역시 무시하지 말았어야 할 경고요 징조였다는 얘기다.

지금의 흔들림이 미래의 무너짐의 징조라니 섬뜩하다. 지금의 안전함이 미래의 안전함을 담보할 수 없다니 두렵다. 그러므로 이는 여태껏 내가 노력해서 쌓아온 수많은 것들 - , 명예, 권력, 지식, 건강, 업적 - 역시도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고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단 얘기다. 나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믿는 그것이 날 깔아 죽일 수도 있단 얘기다. 그러니 그럴 땐 그냥 다 버리고 뛰쳐나가야 한다. 살려면 그래야 한다.

그러니 뭔들 믿을 게 있으리. 그 어디 영원한 안전지대가 있으리. 천년을 짓고 천년을 견뎌왔어도 장담은 못한다. 이 세상 모든 집은 모래 위의 집과 같아서 바람이 불고 창수가 나면 다 무너질 수 있다. 그러니 이 잠재적 위험 앞에서 그저 오늘 붙어있는 내 생명과 내 손에 쥔 자랑들은 어쩌면 다 부질없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도 경고했다. “형제들아 때와 시기에 관하여는 너희에게 쓸 것이 없음은 주의 날이 밤에 도적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앎이라 저희가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 때에 잉태된 여자에게 해산 고통이 이름과 같이 멸망이 홀연히 저희에게 이르리니 결단코 피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근신할지라”(살전 5:1~6)

그러니 하루를 살아도 겸손히 살아야 한다. 내려놓으며 살아야 한다. 주만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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