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창립 54주년에 부쳐 | 조회수 : 1045 |
작성자 : 김종훈 | 작성일 : 2016-10-01 |
마침내 우리 교회는 오늘로서 54주년의 생일을 맞는다. 10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이 한 가정집에서 모여 드리기 시작한 교회가 어느새 2000명이 매주일 출석하는 창성한 중년의 신앙공동체로 변모하였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적 사랑으로 지역 사회 복지도 책임지는 섬김의 공동체로, 열방을 품는 선교 공동체로도 발전하였다.
그러니 그 동안 교회를 섬겼던 목회자와 성도들의 눈물과 땀의 양이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리. 그들의 섬김과 희생 없인 그 무엇 하나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도 이렇게 그들의 충성은 해같이 빛나고 있다. 많은 이들을 주께로 인도하기 위해 최선 다했던 선배들의 신앙은 오늘밤도 별처럼 빛나고 있다. 정말이지 머리 숙여 감사할 일이다.
그래. 그렇다면 우리의 할 일은 뭘까? 선배들의 땀 덕분에 오늘을 누리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뭘까? 무엇보다 그것은, 나 역시도 이 교회를 앞으로 이끌 다음 세대와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는 것이다. 교회 역사책에 이름 석 자라도 멋있게 남기는 일이다.
그렇잖아도 가끔 우리 교회 역사집을 들여다볼 때가 있다. 옛 주보에 대표 기도자로 기록된 이름들로부터, 주일학교 부장 교사는 누구였는지, 전도대원는 누구였으며, 구역장는 누구였는지 기록된 것을 보면 가슴 뭉클할 때가 참 많다. 그 때 그들이 자리를 든든히 지켜준 결과가 오늘 우리 교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고마웠다. 게다가 그 이름들이 지금도 우리 교회 주보에 등장하는 이름이라면, 그 자녀들까지도 우리 교회를 지키고 있다면 정말 그런 분들에게는 상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듯 한 교회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된 이름은 그 어떤 것보다 자랑스러운 일, 그 영광을 그 무엇에 견줄까?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역사의 한 페이지에 후배들이 기억할만한 이름이 되도록 우리의 교회를, 내 자녀들의 교회를 더 성실하게 잘 섬겨보자.
그렇다면 이 교회를, 나와 우리 가정이 평생 섬길 교회로 받들겠단 마음이 필요하다. 물론 내 말이 요즘 시대엔 안 맞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더 없이 가치있는 일이다. 주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섬기다가, 지금 여기 성도들의 애도와 환송 속에 하늘나라도 가는 것, 평생 섬겨온 발자취 앞에 모든 성도들이 존경과 감사로 고개 숙일 수 있는 자리를 갖는 것, 생각만 해도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는 최근 몇 번의 교우 장례를 인도하며 더욱 든 생각이다. 솔직히 말해 고인이 얼마나 오랫동안 교회를 섬겼는지가 장례를 인도하는 내 마음부터 바꿨다. 충심으로 그에게 감사하며 그를 환송하고픈 마음이 장례식 내내 충일했다. 그래서 나도 어떻게 하면 그들을 우리 후배들도 오랫동안 기억할 이름으로 남길 수 있을까 기도하며 구상 중이다.
그러니 지금까지야 어쨌다손 치더라도 중요한 건 지금부터이다. 어렵게 둘러 둘러 여기까지 오셨다면 이젠 더 이상 교회를 바꾸지 말자. 신앙뿐만 아니라 교회까지도 자녀들에게 물려주자. 신앙의 5세대, 6세대 못지않게, 교회를 그렇게 대를 이어 섬기는 축복도 크지 않을까?
내겐 목회자로서 작은 소원이 하나 있다. 몇 분들에겐 얘기했다만, 내가 지금까지 12년 목회에 결혼식 주례를 했던 커플들이 이제 다 자녀들을 낳았는데, 그 자녀들까지도 내가 주례해보는 일이다. 얼마나 감격적일지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 아이의 부모를 내가 알고, 그 아이가 태어나는 과정도 보고, 헌아식 성년식도 해주었고, 군대 가고 취직할 때도 기도해주면서 목회자 가슴 속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한 그 누구보다 마음 다해 축복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이것이다. 성도 한 가정이 대를 이어가는 역사에, 그들 인생의 중요한 주기들에 나 역시도 목회자로서 그 곁에서 동행하고픈 마음뿐이다. 그게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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