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소비로 가득한 시대의 흐름 속에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자비량으로 문화선교를 하고,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유산기부 운동을 하며,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들이 있다. 가난한 삶 속에서도 꽃피었던 공생의 가치를 기억하고 산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밝다.
지난 11일 경기도 오산침례교회(담임 김종훈 목사) 성도 49명이 한꺼번에 유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서약했다.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사진)가 ‘153유산기부운동’을 제안해 이뤄졌다(관련기사 25면). ‘153유산기부운동’은 유산에서 1은 생애 마지막 십일조로, 5는 남은 가족들 부양 몫으로, 3은 사회복지를 위해 쓰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하이패밀리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153 Giving Tree Foundation’을 출범했다.
교회 밖에서도 평생 벌어 모은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고 떠나는 ‘유산 기부’ 운동이 누룩처럼 번지고 있다. ‘유산남기지 않기 운동’이다. 1984년 4월 영락교회 고 한경직 목사, 손봉호 박사, 김경래 장로 중심으로 시작했다. 현재 김 장로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운동은 한국기독교 100주년을 맞는 때에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가 되자’는 뜻에서 시작됐다. 회원 대부분은 국내 기독 실업인과 전문직 종사자로 1150여명이다. 회원 명단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회원들은 무조직 무회비 무규약 무홍보 무사업의 5무 원칙과 3가지 강령을 지킨다. 3가지 강령은 해마다 유언장 쓰기, 살아생전 일부는 사회의 선한 사업에 쓰일 수 있도록 기부하기, 이 운동이 소리 없이 번져가도록 친구들에게 전파하기 등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